[단독]“인천공항 3000명 본사 정규직화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6일 03시 00분


공사-비정규직노조 사실상 타결… 보안분야 등 공개채용 방식 전환
나머지 7000명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이르면 26일 합의안 서명뒤 발표
갈등 겪던 정규직 노조 반발이 변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비정규직 노조가 공사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규모와 방식에 대한 노사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의 핵심은 1만여 명의 비정규직 인원 가운데 약 30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되 경쟁 채용 과정을 거친다는 내용이다. 현재 인천공항 정규직은 1200여 명이다.

25일 정부와 인천공항공사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사와 비정규직 노조 측은 이날 정규직 전환 규모와 방식에 대한 이견을 사실상 해소했다. 비정규직 직원 가운데 공사에 직접 고용될 인원은 약 3000명이다. 기존 직접 고용 대상이던 ‘생명·안전을 다루는 업무’에 보안검색 분야 직원이 추가된 규모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을 위해 경쟁 채용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단순 기능직은 간단한 면접 등을 거쳐 전환되지만, 공사 5급 이상의 직무일 경우 공사의 공개 채용 과정을 그대로 적용해 경쟁을 통해 채용하게 된다. 공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는 나머지 비정규직 인원(약 7000명)은 공사가 설립하는 자회사에 고용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사와 노조는 정규직 전환 규모와 방식에 이견을 보이며 대립해 왔다. 공사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의 연구 용역 결과를 들어 직고용 대상을 854명으로 해석했다. 정부와 공사의 비정규직 노조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4504명 안을 밀어붙여 왔다. 더군다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비정규직 1만 명 전원의 공사 직고용을 요구하며 갈등을 키웠다.

한 공사 노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상징적인 기관으로서 올해 안에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책임감과, 공사 내의 다툼으로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 여론을 크게 의식해 노사가 빠른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26일 노조 대표들과 함께 합의문에 서명하고 추후 방침을 담은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사는 이번 합의를 앞두고 적잖은 진통을 겪어 왔다. 복수의 인천공항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20, 21일 치러진 임금 및 단체협상 투표에서 정규직 노조 조합원 가운데 절반 이상(55%)이 노조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표명했다. 그동안 노조 지도부가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을 추진하는 정부의 방침에 비판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사실상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사실상 사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장 선거 체제로 돌입해 올해 안에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은 공사 직원 대표로, 노조 집행부 역할을 하게 된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인천공항#정규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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