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스터피자’ 오너 일가 경영서 손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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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前회장 아들 부회장 퇴진… 기존 사내외 이사도 모두 물갈이
일각 “갑질 추궁 국정감사 대비용”

가맹점 대상 ‘갑질’ 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MP)그룹 오너 일가가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7월 구속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에 이어 아들인 정순민 부회장(44)까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MP그룹은 다음 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정 전 회장은 갑질 경영 논란이 촉발된 후 6월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총 91억7000만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MP그룹과 자신이 지배하는 비상장사에 64억6000만 원의 손해를 떠넘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특히 외아들인 정 부회장의 월 급여를 2100만 원에서 한 번에 9100만 원으로 올려주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투자 실패로 90억 원의 빚을 지자 매달 5000만 원의 금융이자를 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정 전 회장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오너 일가뿐 아니라 다른 사내외 이사들도 모두 교체된다.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병민 대표이사(부사장·51)가 물러나고 이상은 MP그룹 중국 베이징(北京)법인장(56)이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사외이사는 차병직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와 김중규 호서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가 새로 선임되면서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MP그룹은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는 ‘투명경영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MP그룹이 당장의 상장폐지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조치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적격성 대상으로 결정된 MP그룹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오너 일가의 퇴진이 여론의 비난과 사회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악용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미스터피자#퇴진#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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