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교수 “30년간 학생들에 ‘원전 안전’ 가르친대로 표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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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단 유일 반대표 조성진 교수
“이사회 4주 전부터 충분히 논의… 다른 분들은 ‘정부결정’ 고려한듯”

조성진 교수가 14일 한국수력원자력에 제출한 의견서.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 제공
조성진 교수가 14일 한국수력원자력에 제출한 의견서.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 제공

“과학자이자 교육자로서 30년 넘게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에 대해 말하고 가르쳤던 대로 표결에 임했다.”

14일 오전에 열린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에 참석한 한수원 비상임이사인 조성진 경성대 에너지과학과 교수(60·사진)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소 피곤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안건에 대해 한수원 이사 13명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비상임이사 7명 중 유일한 에너지 분야 전공자이기도 하다. 한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원자핵 전공인 조 교수는 원자핵 및 신재생에너지 연구에서 다수의 논문과 특허를 발표했으며 이를 근거로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 왔던 원자력발전의 안전함, 이를 증명하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3개월 일시 중단이 10년, 20년 후 신고리 5, 6호기의 안전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수원 측은 “현재 작업이 진행되는 건물 마지막 기초(3단)는 원자로 안전에 직결되는 부위라 일시 중단 기간에도 마무리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 일시 중단으로 철골 등이 무더운 여름 날씨에 노출되면 손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다른 이사들은 한수원의 손실이나 과학적인 면보다는 공기업으로서 국무회의 결정 사항을 거부할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사들은 이번 조치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완전 중단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재차 확인한 뒤에 표결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토론이 짧았다는 지적에 대해 “4주 전부터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오늘 추가 논의가 많이 필요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전에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었다는 지적에 대해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전날(13일) 같은 충돌이 발생하는 건 솔직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부, 한수원 등의 외부 압력은 전혀 없었다”며 이사진이 독립적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탈원전#원전중단#조성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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