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매케인 홀대? 있을수 없는 일” 펄쩍 뛰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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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방문 요청해 대통령 오찬 제안, 일정 조정중 매케인이 방문 취소”
아베는 美하원의원 8명 모두 접견
與 “日언론 과장보도로 한국 흔들기”… 일각 “매케인 입장선 서운함 느낀듯”

청와대는 19일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사진) 등 미국 의원들이 한국 방문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일부 논란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례적으로 이들의 방한 논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지난달 27, 28일),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28, 29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28, 30일),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31일) 등 미국 의원들이 지난달 말 집중적으로 청와대 방문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매케인 위원장을 우선 면담 대상으로 보고 28일 오찬을 제안했지만 매케인 측에서 ‘27, 28일 방한이 어려우니 31일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31일로 약속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매케인 측이 ‘한국 방문이 어렵다’고 최종적으로 알려왔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앞서 일본의 한 언론은 매케인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희망했지만 청와대가 확답을 주지 않는 등 소극적인 대응을 해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결례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빈 총무는 31일 대통령을 만났고 손베리, 가드너 두 분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는데 왜 홀대론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 매케인 위원장 측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소식통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케인 위원장 측도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지만 서로 일정이 안 맞았다는 대목은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거물 정치인인 매케인 위원장이 다소 서운함을 느낄 소지는 있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 예로 한국에서는 정 안보실장이 손베리 위원장만 만났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손베리 위원장을 비롯해 일본을 방문한 하원 군사위 소속 의원 8명을 모두 접견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미 의회 인사들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여권의 한 인사는 “이번 논란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언론이 한미 관계를 흔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만남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작부터 저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한미 관계를 위해 발전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정상회담차 워싱턴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이 매케인 위원장을 만날지 주목된다.

유근형 noel@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매케인#청와대#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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