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는 1964년 풋내기 권투선수 알리와 헤비급 챔피언 소니 리스턴의 대결로 시작된다. 알리가 단짝친구 브라운과 얼굴을 맞대고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고 소리치는 장면이다. 누구도 알리의 승리를 점치지 않았던 이 경기에서 그는 7회 TKO로 리스턴을 무너뜨린다.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된 순간이다.
작가는 알리가 자신의 자전거를 훔친 도둑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권투 훈련을 받기 시작한 때부터 그의 삶을 찬찬히 기술한다. 빠른 발놀림과 뛰어난 반사 신경이 투지와 더해지면서 그는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1971년 조 프레이저와의 대결에서의 패전, 링을 떠났다가 1974년 돌아와 조지 포먼에게서 챔피언 타이틀을 탈환한 ‘정글의 혈전’, 1975년 평생의 라이벌 조 프레이저와 맞붙어 승리를 거둔 ‘마닐라의 스릴러’전이 펼쳐진다. 작가는 흥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이야기를 풀어감으로써 알리의 영웅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