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내 축구인생 마지막 퍼즐 맞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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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챔스리그 최다골… 우승은 처음 “나도 모르게 눈시울 뜨거워졌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는 이동국.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는 이동국.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년 전 득점상과 최우수선수(MVP)상을 받고도 웃지 못했던 이동국이 이번엔 활짝 웃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 있던 전북의 최고참 이동국(37)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간절히 원했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알 아인과의 ACL 결승 2차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동국은 후반 13분 김신욱과 교체돼 벤치에서 우승 순간을 맞았다. 이동국은 “참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ACL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지금까지 쏟아 온 노력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만 K리그 우승을 네 번이나 경험한 이동국은 ACL 우승 트로피를 빼고는 웬만한 건 다 가져봤다. 포항에서 프로 데뷔를 한 1998년에 K리그 신인상을 받았다. K리그 MVP에도 역대 가장 많은 네 차례나 뽑혔다. 이동국은 2011년 ACL에서 득점상(9골)을 차지하면서 대회 MVP로도 뽑혔다. 올해 5골을 넣은 이동국은 ACL 역대 최다 골(32골)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동국은 1998년 포항에서 ACL의 전신인 아시안클럽 챔피언십 우승을 경험했을 뿐 2002∼2003시즌 출범한 ACL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동국이 득점왕과 MVP로 뽑혔던 2011년 전북은 ACL 결승전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동국은 알 아인과의 결승 2차전을 앞두고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었다. 30대 후반인 나이를 감안하면 ACL 정상 도전의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고 여긴 도전에서 정상의 기쁨을 누린 이동국은 “언제부턴가 내게는 월드컵 출전보다 ACL 우승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됐다. 실제로 월드컵에 나가는 것보다 ACL 우승이 더 어렵다고 본다. 오늘 우승으로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전북#이동국#챔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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