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측 60명, 김무성측 50명 ‘공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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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1/새누리 공천 갈등]지역 후보 친박 130명-비박 100명
입지 단단해진 崔, 당권도전 탄력… 金, 대선앞 독자세력화 발판 마련

새누리당의 4·13총선 공천 결과만 놓고 보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측 의원들과 옛 친이(친이명박)계가 사실상 몰락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친박(친박근혜) 대 친김(친김무성)’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천자 세력 분포는 대체로 친박과 비박(비박근혜)이 각각 130명, 1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지역구 253곳 중 중립 성향 등을 보이는 후보자 약 20명을 제외한 수치다. 양측의 세(勢) 과시는 총선 이후 7월로 예상되는 차기 당권 경쟁과 맥을 같이한다.

친박계는 이번 총선에서 비박계 중심의 현 당권 구도 재편을 노리고 있다. 19대 국회에선 수적 열세로 비박계에 밀렸지만 20대 국회에서는 친박 후보들의 여의도 입성 숫자를 최대한 늘려 당 주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계 신(新)좌장 격인 최경환 의원의 세력화가 눈에 띈다. 최 의원은 ‘진박(진짜 친박)’ 마케팅에 대한 비난을 받으면서도 전국을 누비며 지원사격을 했다. 이들 후보 상당수가 공천장을 거머쥐면서 당내 입지는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할 수 있는 공천자는 6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 원만한 국정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7월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차기 당 대표는 내년 대통령 후보 경선 관리까지 책임지게 돼 어느 때보다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비박계는 총선 이후에도 현재의 당권 구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세 대결이 예상된다.

실제 비박계는 이번 공천에서 우군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공천을 둘러싼 친박계와의 힘겨운 일전 속에서도 김 대표의 핵심 의원들은 다수 생존했다. 여기에 친분이 두터운 원외 인사들까지 공천을 받으면서 김 대표는 독자 세력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 이전에는 친박의 대척점 개념으로 비박이라는 세력이 형성됐지만 이번 공천에선 ‘친김’ 계보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김 대표는 PK(부산경남)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으면서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50여 명이 공천을 받은 만큼 4월 총선에서 이들이 대거 당선될 경우 대권 도전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인 것은 두고두고 짐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잠재적 차기 대선 경쟁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서울 종로)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갑) 등은 공천을 받은 측근 인사들이 소수에 그쳐 당내 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선거#총선#공천#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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