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반도 화약냄새 가득… 좌시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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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자 대북제재 조치]“칼 뽑아들고 활시위 당긴 형국
中, 3자-4자-5자접촉엔 개방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북핵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6자회담 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다시 가져올 수만 있다면 3자, 4자, 5자 접촉 등의 구상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5자회담(북한 제외)을 중국이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 해결을 위해선 병의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해야 한다. 단순히 제재와 압력을 맹신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최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검발노장(劍拔弩張·검을 뽑아들고 활시위를 당겨 놓는다)’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으로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 긴장이 격화돼 통제력을 상실하면 모두에게 재난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과 한반도는 산수가 맞닿은 동고동락하는 관계”라며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이 근본적으로 파괴되거나 중국의 안전 이익이 이유 없이 손해를 보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북한#남북#대북제재#왕이#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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