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롯데, 日계열사 자료 허위 제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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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측 “日경영 특수성 때문” 해명… 총수일가 2.4% 지분으로 그룹지배

롯데그룹이 해외 계열사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또 총수 일가가 해외 계열사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이용해 2.4%의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총지분은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롯데그룹이 최근 제출한 총수 일가의 해외 계열사 주식소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상 계열사는 국내 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푸드, 롯데케미컬, 롯데리아, 롯데물산 등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 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총수와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용을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일본 롯데 계열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또 롯데그룹은 국내 11개 계열사를 보유한 광윤사,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을 총수 일가와 관련이 없는 ‘기타 주주’로 보고했다. 법에 따를 경우 롯데는 ‘동일인(신격호) 관련자’로 보고했어야 했다.롯데그룹은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한일 롯데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공정위 분석과정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민낯’이 드러났다. 총수 일가는 1967년 일본에 세운 포장재업체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했고,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 계열사와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었다. 국내 롯데 86개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 4조3708억 원 가운데 해외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은 액면가 기준으로 22.7%(9899억 원)나 됐다.

국내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는 해외 계열사 지분이 99.3%에 달했고, 총수 일가는 국내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권을 공고히 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신 총괄회장은 0.1%, 신동빈·신동주를 포함한 총수 일가는 2.4%의 지분으로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롯데는 다른 기업집단에 비해 총수 일가 지분이 낮고 계열사 출자가 많다”며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공정위#롯데#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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