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북핵-中 세력확장 맞서 美, 괌 군사력 증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1일 03시 00분


[대북제재 외교戰]
美 싱크탱크 CSIS ‘아태지역 재균형’ 의회 보고서
“잠수함 증강-미사일 성능개선 필요… 사드 한반도 배치도 도움 될 것”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중국의 군사 굴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미 의회가 워싱턴 싱크탱크에 의뢰한 보고서에서 제기됐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재균형 2025’를 발표했다. 275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미 의회의 의뢰로 펜타곤(미 국방부)의 도움을 받아 CSIS가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아태 지역에서 미군의 역할을 증대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괌 기지에 배치된 핵공격 잠수함을 4척에서 6척으로 늘리고 장거리미사일도 빨리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우방인 일본과 공동으로 빠르게 대처하는 조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 후 재점화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론에 관해 보고서는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는 가치 있는(valuable) 미사일방어 체계를 제공할 것”이라며 강력히 추천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군이 사드와 비슷한 방어 체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이런 체계를 개발하고 배치하려면 수십 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선 “비상 상황에서 미국 본토의 병력이 적절한 시간에 한반도에 도착하지 않으면 한국과 미군의 피해를 줄이지 못하고 장기간의 고비용이 들어가는 결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력과 관련해선 “북한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최대 4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탄도미사일은 700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차 북핵 실험 이후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는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이 박근혜 정부 들어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집중했다. 한중 관계에 엄청난 가치(paramount value)를 두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 증진이 당장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경제와 군사적 영향력이 완만한 속도이지만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 10∼15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에 오른다면 수세기 만에 처음으로 비영어권·비서구·비민주주의 국가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이유종 기자
#북핵#csis#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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