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간토대지진 피살자 40명 신원 첫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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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명부 작성 62년만에 검증… 일제 집단학살 규명할 토대 마련

일본 간토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명단이 수록된 ‘일본 진재 시 피살자 명부’(위쪽 사진). 명부에는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 당시 상황 등이 적혀 있다. 강제동원피해조사위원회 제공
일본 간토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명단이 수록된 ‘일본 진재 시 피살자 명부’(위쪽 사진). 명부에는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 당시 상황 등이 적혀 있다. 강제동원피해조사위원회 제공
일제강점기 조선인에 대한 집단 학살 사건이 일어난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조선인 피해자 명부를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검증해 40명의 희생자를 공식 확인했다. 정부 차원에서 공신력을 인정받은 최초 자료다. 앞으로 일본 정부 등을 상대로 한 진상 규명 요구나 소송 등 법적 다툼에서 주요 증거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위원장 박인환)는 ‘일본 진재(震災) 시 피살자 명부’에 대해 지난해 3월부터 올 12월까지 검증을 진행한 결과 명부에 수록된 286명 중 30명이 간토 대지진 피살자인 것으로 정부 차원에서 최종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또 피살자들의 본적지를 방문해 출장 조사하던 중 명부에 없는 희생자 10명을 추가로 밝혀내 총 40명의 대지진 학살 희생자를 최종 확인했다.

‘일본 진재 시 피살자 명부’는 이승만 정부가 1953년 피해 신고를 모아 만든 것으로 2013년 6월 주일 한국대사관 신축 이전 준비 중 ‘일정 시 피징용·징병자 명부’, ‘3·1운동 피살자 명부’와 함께 발견됐다. 이에 위원회는 작년 초부터 해당 명부에 대해 검증 조사를 벌여 왔다. 위원회는 지난해부터 피살자 명부에 등록된 사람 중 61명을 조사해 30명을 피살자로 확정하고, 1명은 ‘해당 없음’, 30명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추가 확인된 10명을 포함한 피살자 40명의 출신 지역은 영남 지방에 집중됐다. 경남 24명, 경북 13명, 전남 1명, 제주 1명, 충남 1명 순이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간토대지진#피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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