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제주 국제사진공모전]백발에 홍안… 한라의 가을 빛이 깊어간다

대상 박신향 씨의 ‘탐라계곡의 가을’. 인근 기생화산에 올라 바라본 한라산의 가을빛을 평이한 구도에 웅장한 무게감을 얹어 담아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7회 제주 국제사진공모전에서 박신향 씨가 출품한 ‘탐라계곡의 가을’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금상 백종선 씨의 ‘송악산 지킴이’. 바닷가 절벽에 서서 먹구름 가득한 하늘 너머 수평선을 유유자적 바라보는 염소의 실루엣이 이채롭다.

올해 행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8주년과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개관 3주년을 기념해 ‘유네스코 3관왕 제주의 자연 경관과 제주도의 옛 사진’을 주제로 열렸다. 8월 10일부터 10월 23일까지 27개국에서 1412명이 5270점을 출품해 경쟁을 벌였다.

은상 ▲▲ 김선희 씨의 ‘아침 풍경’. 부드럽게 굽이치는 고랑을 하나씩 꿰차고 느런히 쪼그려 앉은 일꾼들의 알록달록 상의가 밭의 초록빛과 경쾌한 대비를 이룬다.
▲에이드리언 질라니 씨의 ‘성산일출봉 Rises’. 배 위에서 바라본 일출봉의 모습이 마치 파도를 가르며 마주 다가오는 듯한 생동감을 안긴다.

대상을 받은 ‘탐라계곡의 가을’은 한라산 북동쪽에 있는 574m 높이 오름(작은 화산체)인 삼의봉(三義峰)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깊고 풍성한 가을빛을 담아낸 작품이다. 심사에 참여한 이주형 계명대 사진미디어전공 교수는 “붉게 농익은 초목과 산 정상 흰 서리 빛깔이 신비롭게 어우러진 풍광을 이른 아침의 극적인 음영과 함께 포착했다”고 평했다. 많은 응모작에 반복해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주요 대상 위에 관습적 표현을 뛰어넘은 독자적 시각을 입혀낸 사진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상▲▲▲ 강인석 씨의 ‘한라의 겨울밤’. 눈에 깊이 파묻힌 백록담과 불 밝힌 대피소 뒤편 하늘에 별빛이 흩뿌린 듯 가득하다.
▲▲ 노상식 씨의 ‘귀항’. 뭍에 막 오른 거북이의 모습을 플래시를 사용해 선명하게 잡아냈다. 배경 멀리 안개에 휩싸인 일출봉이 보인다.
▲ 최승욱 씨의 ‘집으로’. 캔버스에 칠한 듯 뭉텅뭉텅 빛깔 나뉜 바다와 땅 사이로 느릿느릿 일렬로 걸어가는 사람, 말, 망아지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인이 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외국인 참가자 중에서는 은상을 받은 미국의 에이드리언 질라니 씨 외에 인도네시아의 아구스 시아한, 한국계 미국인인 정해빛찬 씨가 입선 20명에 들었다.

○ 입선
조영순 강경원 전현석 경령 고만홍 고봉수 김주원 김근우 김민수 김윤모 김현구 남기곤 문경석 김영현 윤은준 이선용 이숙희 정종현, 아구스 시아한(인도네시아), 정해빛찬(미국)

○ 심사위원

이주형 계명대 사진미디어전공 교수
플로 마크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사진전공 교수
고남수 제주대 평생교육원 강사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