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패터슨 “마약 취한 에드워드 리가 찔러” 혐의 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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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송환 ‘이태원 살인사건’ 美 패터슨
故성완종 변론 오병주씨 변호사 선임
“칼은 내것 맞지만 난 목격만 했을 뿐”… 檢, 혈흔 분석 통해 혐의 입증 방침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인 아서 존 패터슨 씨가 23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인 아서 존 패터슨 씨가 23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고인 아서 존 패터슨 씨(35·미국)가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현장에 함께 있던 친구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터슨 씨는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한 뒤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23일 서울구치소에서 미대사관 관계자들과 40분가량 접견했다. 패터슨 씨는 이 자리에서 당초 이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확정 받은 에드워드 리 씨를 언급하며 “리 씨가 마약에 취한 상태로 ‘뭔가 보여주겠다’고 한 뒤 살인을 저질렀다. (범행에 사용된) 칼은 내 것이 맞지만 난 목격만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4시 26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패터슨 씨는 헐렁한 흰 티셔츠와 흰 바지 차림에 얼굴에 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 로스앤젤레스발 비행기에 타자마자 구속영장이 집행돼 수갑을 차고 호송팀 관계자에게 양팔을 붙잡힌 상태였다. 패터슨 씨는 “유가족은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패터슨 씨는 1997년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 씨(당시 22세)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2011년 12월 기소됐다. 공소 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2008년 도입된 혈흔 형태 분석 등 1997년 초동수사 당시 없었던 첨단 수사기법을 동원해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당시 화장실 벽에는 조 씨가 목을 찔린 뒤 왼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이 남았는데, 이는 “조 씨가 패터슨 씨에게 찔린 뒤 왼쪽으로 몸을 돌렸다”는 리 씨의 진술과 일치한다. 검찰은 또 당시 패터슨 씨의 범행 가능성을 높게 봤던 주한미군 범죄수사대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패터슨 씨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검찰 출신 오병주 변호사(59)를 선임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조건희 becom@donga.com·조동주 기자
#패터슨#이태원살인사건#애드워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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