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창업주 신격호 강제퇴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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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신동주, 아버지 앞세워 일본行… 동생 신동빈 日롯데 이사 해임 시도
신동빈 하루만에 반격, 부친 물러나게

국내 재계순위 5위(공기업 제외)인 롯데그룹에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일어났다. 최근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1)이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3)을 앞세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0)이 가진 일본 경영권을 되찾으려 했지만 하루 만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도 자신이 세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던 신 총괄회장을 퇴진시키고 명예회장에 추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측은 “명예회장 취임은 다음 주주총회에서 공식 결정될 예정이고 이를 위해 (명예회장직을 만드는) 정관을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총괄회장’ 직위는 유지된다.

신 총괄회장이 갑작스럽게 퇴진하게 된 것은 전날 일어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신 전 부회장은 27일 신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등 친족 5명과 함께 도쿄로 건너가 신 총괄회장을 제외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롯데그룹 측은 28일 공식 자료를 통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해임이자 불법적인 결정”이라며 “정식으로 이사회를 열어 일본 롯데홀딩스의 기존 임원들 지위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 총괄회장은 28일 오후 10시경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안경을 쓰고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함께 출국했던 신 이사장과 신 총괄회장의 간호사 등도 같이 들어왔다. 신 총괄회장과 신 이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차에 올랐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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