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자 1만명 “아베 안보법안 폐기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노벨상 물리학자 등 최대규모 성명 “총리 판단만으로 전쟁 가능 법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포함해 1만 명 이상의 일본 학자들이 집단적 자위권 확대를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하는 안보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20일 도쿄(東京)에서 발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 교토(京都)대 명예교수 등 ‘안보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학자의 모임’ 회원들은 이날 도쿄 학사(學士)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권이 안보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것은 국민의 의사를 짓밟고 입헌주의 및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재정치”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안보 법안은) 총리의 판단만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 법안”이라며 현재 중의원을 통과해 참의원에 넘어가 있는 안보 법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21일까지 성명에 참여한 학자는 1만1604명에 이르며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포함됐다.

지금까지 안보 법안에 반대하는 학자들이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많아 봐야 수백 명 수준이었다. 이날처럼 헌법학자 역사학자 변호사 등 광범위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1만 명 이상이 한꺼번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31일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집회도 연다.

안보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21일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공동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9.3%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6.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16일 중의원에서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 등 11개 안보 관련법 제정·개정안을 가결해 참의원으로 보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