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격론’ 문재인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같다” vs 홍준표 “저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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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18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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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재인 홍준표/동아일보DB
사진=문재인 홍준표/동아일보DB
‘무상급식 격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직접 만나 “무상급식을 중단해선 안 된다”며 지원 재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선별적 복지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문 대표는 이날 무상급식 관련 논의를 위해 경남도청을 예방, 약 30분 간 홍 지사를 만났다.

문 대표는 홍 지사에게 “무상급식 문제는 여기서 가타부타 논쟁할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아직도 해법이 남아있는지, 아직도 (재개할) 여지가 남아있는지 알아보려고 왔다”고 운을 뗐다.
이에 홍 지사는 “무중급식이 중단된 게 아니고,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했다 그렇게 좀 이해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부터 국가에서 차상위계층 130%에 대해서는 급식비를 통해 지급하고 있고, 경남에는 6만6000여 명의 학생이 무상급식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밥보다 공부가 우선이 아니냐, 급식은 정부에서 국비로 하고 있으니 지자체예산은 서민 자제들, 어렵게 사는 서민 자제들 공부하는데 보태자는 뜻으로 서민 자녀 교육에 642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아이들은 어디에 살든, 급식에서 크게 차별받아선 안 된다. 어른들의 정치 때문에 경남 아이들만 무상급식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이 점에 대해 논쟁할 생각 전혀 없지만 이 문제의 발단이 도교육청 감사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시작됐는데 그 돈을 다른 용도로 쓴다고 하지만 예산은 확보돼 있는 것이고 지금이라도 해법이 있다면 대화를 나눠보자는 것”이라고 입장 철회 가능성을 타진했다. 아울러 도 교육감과 무상급식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도 의회가 작년 12월5일에 예산안을 확정했다”며 “확정된 예산을 의회가 정해준대로 집행하는 게 집행부 도리”라고 답했다. 입장 변화는 없다고 못을 박은 것.

문 대표가 “홍지사님도 예전에 정말 힘든 시기를 겪는 시절을 보내지 않았냐”며 “그런 시대 겪고 살아왔는데 애들 밥은 먹이면서 좀 하자”라고 호소하자 홍 지사는 “(문 대표가) 접근하는 게 감정적”이라며 “무차별 급식하면 거기 매몰이 되서 교육 기자재 예산이나 학교 예산 42%가 줄었다”고 일축했다.

문 대표가 재정 부족을 언급한 홍 지사에게 “우리 재정형편이 애들 밥 못 먹일 정도는 아니고, 예산의 우선순위를 어디 두느냐 의지의 문제”라고 공격하자 홍 지사는 “대한민국 재정이 허락한다면 5000만 국민에게도 무상급식하고 싶다. 좌파우파 문제가 아니고 논리의 문제”라며 “여기 올 거면 대안을 갖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격했다.

문 대표가 다시 “홍 지사가 드라이브를 걸어 추진할 일인 걸 다 아는 데 도의회가 예산 결정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핑계대지 말라”고 지적하자 홍 지사는 “대안을 갖고 와라. 대안을 갖고 오면 검토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은 대화를 마치고 헤어지는 길에서도 설전을 이어갔다. 기자들이 ‘오늘 소득이 전혀 없는 거냐’고 묻자 홍 지사는 “중앙에서 오시면 대표님이 좋은 대안을 가져올 줄 알았다”고 비꼬았다.

이에 문 대표는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홍 지사는 곧바로 “저도 마찬가지”라고 맞받았다.

‘두 분 다시 만날 계획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 문 대표는 “뭔가 길이 있다면 우리끼리라도 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전혀 길이 없으시다니 까 방법이…”라며 다시 만날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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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재인 홍준표/동아일보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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