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씨는 46개국 최저임금을 계산해 얼마나 일하면 각 나라에서 이케아 침대(프레임과 매트리스)를 살 수 있는지 계산했다. 분석 결과 한국에서는 3일 1시간 3분을 일해야 하는 반면에 프랑스에서는 1일 4시간 53분을, 싱가포르에서는 2일 2시간 17분을 일해야 했다. 이 나라들은 최저임금이 높기 때문에 한국보다 이케아 침대가 비싼데도 짧은 시간 일하고 침대를 살 수 있었다. 46개국 평균은 7일 1시간 42분 동안 일해야 이케아 침대를 구입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이케아 침대뿐 아니라 맥도널드 빅맥버거, 코카콜라,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인 자라(ZARA) 청바지, 델(DELL) 노트북컴퓨터도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다. 델 15인치 노트북을 사려면 한국에서는 2주 6일 5분을 꼬박 일해야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 절반 수준인 1주 4일 3시간 14분이면 된다. 빅맥버거를 먹으려면 한국에서 44분 일해야 하지만 일본은 33분, 싱가포르는 24분 일하면 됐다.
처음에는 의식주를 중심으로 비교하기 위해 각 나라의 월세를 따졌다. 그러나 같은 나라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큰 것이 문제였다. 이에 김 씨는 침대가 ‘잠을 자는 가구’라는 데에 착안해 이케아 침대 가격을 분석하기로 결정했다. 대중적인 데다 20, 30대 청년층이 비교적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물품이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는 아직도 침대는 비싸야 좋다고 생각하시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작업을 시작한 김 씨는 하루 5, 6시간씩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며 자료를 확보했다. 그는 “고용주들이 최저임금만 주면 괜찮은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직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