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당한 美대사]“초청명단에 없어… 주최측 허락으로 입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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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개량한복 차림 수상해 확인… 민화협 직원이 손으로 명찰 써줘”
김기종 집 등 압수수색 영장 신청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 씨(55)는 5일 범행을 저지른 강연회의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주최 측 직원의 허락으로 행사장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미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씨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개최한 리퍼트 대사 초청 강연회에 초대 받았지만 회신을 보내지 않아 참석자 명단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종로서 정보관은 다른 참석자와 달리 개량한복을 입은 그를 수상하게 보고 민화협 안모 씨에게 김 씨가 참석 예정자인지 확인했다. 안 씨는 “명단에는 없지만 참여단체 임원이라 괜찮다”며 김 씨의 이름표를 만들어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출입구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 33분경 수행원과 정문 출입구로 입장했고, 김 씨는 3분 뒤 들어온 다음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무전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 씨를 오전 7시 57분경 종로서로 연행했다. 김 씨는 “(체포 과정에서) 발목이 골절됐다”며 바닥에 드러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변호사를 불러 달라. 치료를 받은 뒤 조사받겠다”고 주장해 적십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가로막는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은 혼자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당시 과도 외에도 빨간색 커터칼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 변호인은 “커터칼은 전단을 자르기 위해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라며 “대사 개인에게는 감정이 없다고 한다. 상처가 그렇게 깊을 줄 몰랐다며 미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김 씨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휴대전화 통화기록 및 문자 송수신에 대한 통신 감청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6일경 김 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혐의 적용 법조를 정하기로 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 기자
#김기종#리퍼트 대사 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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