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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韓 “국장급 협의서 해결 먼저”… 日 “정상회담 아니면 안된다”

입력 2015-02-28 03:00업데이트 2015-02-2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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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풀리지 않는 위안부 해법
한일 양국은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6차례 만났지만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한일 정상의 관심 속에 양국의 외교 역량을 모으고도 해법을 찾지 못한 이유는 뭘까.

사안을 바라보는 두 나라의 시각부터 크게 다르다.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한일 양국의 국교관계에 관한 기본조약) 체결로 모든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은 “협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할린 한인, 원폭 피해자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고 접근한다.

2005년 이후 한국의 당국 간 대화 요구를 피하던 일본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이 압박한 뒤에야 마지못해 대화에 응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4월에 시작된 한일 국장급 위안부 협의다. 하지만 10개월 동안 6번 열린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집중하려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수산물 금수 조치 해제 등 현안을 다루고 싶어 해 집중력도 약하다.

협의 진척을 가로막는 이유는 또 있다. 일본은 이번 협의가 ‘최종적’이라는 약속부터 받고 싶어 한다. 과거처럼 나름대로 성의를 보여도 한국이 또 문제를 끄집어낼까 우려해서다. 일본의 한 소식통은 “한국이 일본의 그동안의 노력(무라야마 및 고노 담화, 아시아여성기금 제공 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집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대책을 내놓으면 한국이 어떤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냐는 문제도 있다. 일본은 내심 한국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등 상응 조치를 약속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보수화된 일본 여론과 수뇌부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 한국은 최소한 이명박 정부 시절, 일본이 제시했던 소위 ‘사사에안(案)’보다는 진전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당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일본 총리의 사죄 △사죄 편지를 주한 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전달 △일본 정부 예산으로 위로금 지급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본을 잘 아는 소식통은 “지금 일본은 ‘사사에안’도 너무 많이 나갔다며 사사에안의 ‘플러스알파(+α)’가 아니라 ‘마이너스알파(―α)’가 거론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차이가 큰 만큼 정상회담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당국자는 “국장급이 아무리 만나도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제인 한국에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수정주의 정책 탓에 한일관계가 이렇게 악화됐는데도 ‘정상회담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일본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인식한다. 외교 소식통은 “한일 수교 50주년이 되는 6월 22일 이전에 한일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지만 8월에 최악의 아베 담화가 나와 모든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지 모른다는 게 솔직한 우려”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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