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 태권도학과, 태권도 사범은 가라, 태권 아티스트가 온다

이종승기자 입력 2015-02-27 11:21수정 2015-08-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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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태권도학과는 ‘태권뮤지컬’의 해외공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태권도가 가진 가능성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 공연에 참가한 학생들은 ‘사범이나 해야지’라는 생각 대신 ‘태권도의 꿈’을 꾼다. 작년 미국 워싱턴에서 ‘파랑새의 꿈, 안중근’을 공연한 학생들이 공연 후 미국 관객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태권도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전국 46개 4년제 대학 태권도학과중에서는 단독으로 2014년 교육부 주관 특성화학과(CK-1)와 특성화 우수학과(명품학과)로 선정됐다. 학과가 시도 중인 ‘한(韓)브랜드형 인재’ 양성을 위한 차별화한 커리큘럼이 인정받은 결과다. 이 성과는 다른 대학 태권도학과들이 정원 감축과 폐과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이룬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한(韓)브랜드형 인재’ 양성 커리큘럼은 ‘태권 공연’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태권 공연’이란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태권도 고유의 무술성과 창작 품새를 결합시킨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2013년에 선보인 ‘파랑새의 꿈, 안중근’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 ‘공연연기 및 발성과 발음’, ‘태권도공연 콘텐츠 마케팅’ ‘공연창작 및 프리스타일 품새’ ‘매니지먼트 실무’ 등 기존의 태권도학과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특성화 교과목을 배우고 있다. 이런 특성화 과목을 36학점 이수하면 ‘한(韓)브랜드형 인재’ 인증을 받는다. 태권도 이론과 공연 일반 교육은 13명의 태권도학과 교수진이 전담하고 공연에 대한 심화교육은 한 학기에 30여시간 정도를 전문가가 특강형태로 가르친다. 지난 학기 특강에는 최교익 연출가, 이경천 조명감독 등이 강사로 나섰다.

2월 16일 우석대 태권도학과학생들이 최교익 연출가의 ‘무대공연 연출법’ 특강을 들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학과가 추진 중인 ‘한(韓)글로벌인재’ 양성 은 태권도 고유의 무술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대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특강이 추진됐다. 우석대 제공

2014년 10월 설립된 WGTA(우석 글로벌 태권도 아카데미)는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미래비전을 실현할 기구다. WGTA는 ‘태권 공연’으로 대표되는 ‘우석 태권도’ 브랜드 활성화와 이를 가능케 하는 융복합 교육, 외국인 태권도 연수, 각종 태권도 대회 유치 등을 맡는다. 이처럼 체계적인 사업을 통해 우석대 태권도학과를 국내 최고의 태권도학과로 만들고 더 나아가 ‘태권 메카’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학과의 꿈이다. WGTA를 통한 수익창출은 학과의 경쟁력 강화와 대학 재정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학과는 작년 '태권 공연'을 통해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WGTA가 주관하는 각종 공연, 국내외 태권도대회 유치, 외국인 태권도
아카데미를 통해 5억 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상진 교수(WGTA원장)는 “벌어들인 수익으로 학생들이 돈 한 푼 안들이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국내 최고 수준인 다양한 교육시설도 학과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국내 유일의 태권도 전용관에는 시범, 겨루기, 품새 전용 연습장이 있고, WGTA 건물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장, 재활치료실, 태권도 동작분석실 등이 들어 있다. 학교는 올해 안에 이들 시설을 리모델링해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학과는 동아리용 연습장을 포함해 5280㎡(1600평)의 태권도 전용 실습시설도 확보하고 있다. 올해도 이곳에 6000만 원을 투자해 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올 10월 200석 규모의 공연장이 마련되면 연기, 조명, 음향, 무대소품 등 특성화 공연관련 수업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국내 최고다. 약 1600평 규모의 태권도 전용 연습장 및 각종 시설은 다른 학교의 부러움을 산다. 작년에 만든 웨이트트레이닝 실에서 학생들이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우석대 제공

교수들의 열정은 커리큘럼과 시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교수들은 학기와 방학을 구분하지 않고 매일 오후 3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자발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공연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광철 씨(2학년)는 “태권도와 공연을 접목시킬 때 무엇이 필요한지를 배우면서 태권도의 예술성을 더 깊이 알아간다. 다른 학교에도 이런 수업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 학교만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며 교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영근 씨(4학년)는 담당 교수인 최명수 교수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부모님께 상의하듯 교수님을 찾아간다. 교수님도 나를 아들처럼 대한다”며 사제지간의 끈끈한 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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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韓)브랜드형 인재’ 양성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예전 태권도학과 졸업생들과는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과는 지난해 4개국에서 15차례 태권 뮤지컬을 공연했다. 공연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자신들의 진로를 국내에서의 태권도 사범이나 태권도장 운영 등에 머물지 않고 해외진출을 꿈꾸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2014년 ‘파랑새의 꿈, 안중근’ 미국 공연에 참가했던 신준식 씨(4학년)는 “노스캐롤라이나 공연 때 많은 미국 관객들이 공연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태권도를 갖고 해외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4년 9월부터 4개월간 현장실습의 일환으로 미국 워싱턴의 드래곤 용인도장에서 사범으로 근무했던 정현규 씨(3학년)도 “미국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게 재미있었다. 해외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정 씨처럼 해외에서 현장실습을 한 학생은 10명밖에 안 되지만 학과는 올해부터 해마다 10~15명의 학생을 해외로 내보내 현장실습을 시킬 예정. 학과의 2014년 취업률은 49.6%. 최상진 교수는 “더 잘 가르쳐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도록 하겠다. 취업보다 취업의 질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2월초 태국에서 태권도 연수를 받으러온 학생들이 우석대 태권도학생들과 함께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다. 태국 학생들이 우석대에 태권도 연수를 오게된 것은 작년 설립된 WGTA(우석글로벌태권도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외국인 태권도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일환 때문. 학과는 앞으로 외국인 대상 태권도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물론 수익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석대 제공

2014년 태권도학과의 장학금 지급률은 82%, 장학금 평균액은 68만 원이다. 학과는 올해 특성화학과(CK-1)와 특성화 우수학과(명품학과) 장학금, 외부 기탁장학금 등 1억7000만 원을 투입해 이 수치를 87%와 73만원으로 끌어올릴 예정. 목표치 평균액은 100만 원이다. 장학금 중에는 겨루기와 품새의 우수신입생을 위한 몫이 많다는 게 특징. 겨루기 부문에서는 매년 4년 전액 장학생 3명, 2년 전액 장학생 4명을 선발한다. 선발기준은 전국대회 입상 횟수. 품새 부문에서도 4년 전액 장학생 2명을 선발한다. 최 교수는 “태권도 본령에 충실한 교육으로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겨루기와 품새의 우수 신입생이 필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학과는 올 7월 ‘우석대학교총장기 전국태권도 품새 및 겨루기 대회’를 개최한다. 대한태권도협회 승인을 받은 태권도대회 중 개인전과 단체전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이 대회가 처음이다.

학과는 70명의 신입생 중 95%인 68명을 수시로 선발하는데 평가는 시범 50%, 겨루기 30%, 품새 20%를 반영한다. 수시에서는 실기와 면접을 본다. 심사위원은 전부 학과 교수들이다. 올 해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겨루기 우수 신입생의 수를 10명으로 늘려 4년 전액 장학금 등 각종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시에서는 2명을 선발하는데 실기 70% 수능 30%로 뽑는다. 수시 정시 모두 태권도 공인1단 이상자만 응시할 수 있다.

전주=이종승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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