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식, 유회원 집행유예로 풀려나면 4억원 더 받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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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논란 ‘론스타 저격수’ 파장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를 상대로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면서 뒤로는 8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체포된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52·사진)가 4억 원을 더 받기로 합의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은 5일 장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김후곤)는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체포 후 석방)에게 돈을 요구한 장 전 대표 측과 유 전 대표가 변호사를 통해 조율해 만든 합의서를 압수했다. 합의서에는 “(2011년 7월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유 전 대표가 향후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성공해 풀려나면 장 전 대표는 추가로 4억 원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장 전 대표는 유 전 대표 쪽에 10억 원 이상의 돈을 요구했고, 양측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양측 변호사 간 협상으로 ‘성공보수’ 성격의 조항을 합의서에 포함하면서 ‘추악한 뒷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두 사람의 최초 접촉 경위를 두고 진술이 엇갈리지만 검찰은 관련 증거에 비춰 장 전 대표가 돈을 노리고 유 전 대표에게 먼저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전 대표 측의 요구를 전해 들은 유 전 대표의 가족은 “(투기자본을 감시한다던 시민단체가 뒷돈을 요구하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벌어졌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라며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정구속이 되면서 극도의 위기감에 시달리던 유 전 대표 측은 장 전 대표의 선처 탄원서로 상급심 재판에서 풀려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결국 돈을 건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 전 대표를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장 전 대표는 돈을 받은 이후엔 유 전 대표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유 전 대표는 2012년 2월 징역 3년형이 확정됐고 장 전 대표는 추가 뒷돈을 받는 데 실패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건네받은 8억 원 중 상당액을 아들의 캐나다 유학비용과 자신의 주식투자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장 전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 “해고된 8년간의 임금을 피해배상금으로 받고 유 전 대표 등의 형사사건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내도록 합의한 것”이라며 “탄원서는 ‘외환카드 해고자’ 개인 입장으로 낸 것이며 단체 활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장화식#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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