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범들 배후에 ‘교도소 스승’ 있었다

이설 기자 입력 2015-01-13 03:00수정 2015-01-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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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연쇄테러 이후]
‘佛 무슬림 극단주의 대부’ 자멜 베갈
2001년 파리 美대사관 테러 모의… 언론사 테러범과 교도소에서 만나
부메디엔에 석궁훈련 시키기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벌인 쿠아시 형제 중 동생인 셰리프 쿠아시(왼쪽 사진)와 자멜 베갈이 2000년대 중반 함께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지른 쿠아시 형제의 동생 셰리프 쿠아시(33)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33)는 모두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어떻게 서로 알게 됐고 어떤 경로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게 됐을까.

파리 테러를 수사 중인 프랑스 당국은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핵심 인물로 알제리 출신의 테러리스트 자멜 베갈(50·사진)을 꼽고 있다.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 신입 대원을 공급하는 모집책으로 활동해 온 베갈은 2001년 파리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테러를 모의하다 적발돼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 2009년 6월 일시 석방됐으나 다른 범죄로 다시 체포됐다.

영국 가디언은 11일 이와 관련해 “최근까지 베갈과 테러범들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베갈이 이번 테러와 연관이 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베갈이 두 테러범의 멘토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쿠아시가 베갈을 처음 만난 장소는 교도소였다. 쿠아시는 2008년 이라크 내 반군을 도운 혐의로 수감된 뒤 베갈을 만나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었다. 베갈은 그에게 쿨리발리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 ‘스승’ 베갈과 ‘두 제자’의 관계는 출소 이후에도 계속 유지됐다. 뉴욕타임스는 베갈이 출소한 뒤에도 집중 감시를 받자 쿠아시와 쿨리발리가 그의 집으로 찾아가 음식과 돈, 옷가지 등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파리 테러범이자 쿨리발리의 연인인 아야 부메디엔(27)에게 석궁 훈련을 시킨 것도 베갈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부메디엔을 공범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그동안 파리에 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았던 부메디엔은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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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프랑스 경찰이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을 벌인 쿨리발리의 비밀 아지트를 찾아냈다고 CNN이 11일 보도했다. 쿨리발리가 은신처로 사용한 아파트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자동화기들과 기폭장치, 현금 등이 발견됐다. 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깃발도 나왔다. 쿨리발리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아랍어로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에서 자신을 IS 소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쿨리발리가 최근 파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파리 검찰은 7일 파리 근교 퐁트네오로즈에서 조깅하던 남성을 겨냥한 총격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와 쿨리발리가 식료품점 인질극 당시 사용한 러시아제 토카레프 권총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11일 밝혔다. 피해 남성은 팔과 등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샤를리 에브도#테러#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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