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거리서 젖가슴 드러낸 사연, 알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18시 18분


코멘트
아기를 안은 여성 수십 명이 거리에서 일제히 젖가슴을 드러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는 영국에서 벌어진 '모유수유 시위' 현장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기를 키우는 여성 수십 명이 5일 런던 중심부에 있는 한 고급 호텔 레스토랑 앞에서 '모유수유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한 여성이 레스토랑에서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다가 제지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루이스 번스(35)는 2일 해당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생후 13주된 아기가 배고파 울음을 터뜨리자 모유수유를 했다. 그러자 직원이 다가와 그를 제지하며 냅킨으로 가슴을 가린 것.

불쾌감을 느낀 번스는 자신의 SNS에 사연과 함께 냅킨에 가려진 가슴과 아기의 모습을 찍어서 인증사진을 올렸다. 이는 영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아기 엄마들의 공분을 샀다.

여기에 극우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의 한 정치인이 기름을 부었다. 그는 5일 라디오에 출연해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 하는 모습은 당혹스럽다. 필요하면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다"고 발언해 아기 엄마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이들은 이날 해당 레스토랑 앞에서 '모유수유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모유수유가 여성의 가슴이 존재하는 이유다, 멍청아(That's What Breasts are for, stupid)'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기도 했다.

해당 호텔 대변인은 "우리는 여성의 모유수유를 허용한다. 다만 조심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2012년 7월에도 한 카페에서 모유수유를 하던 여성이 종업원에게 차별적 대우를 받은 일이 알려져 아기 엄마 수백 명이 '모유수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 하는 여성을 차별하지 못하는 내용의 평등법이 2010년 10월 발효됐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