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 영국 철학자 필리퍼 풋이 제시한 이 상황은 50년 가까이 ‘전차 문제(Trolley Problem)’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논쟁을 불렀고, ‘전차학’으로 격상되기도 했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도 이 문제를 첫 주제로 다뤘다.
이 책은 ‘전차 문제’에 대해 소송이 진행된다고 가상한다. 검찰은 5명을 살리기 위해 전차의 진로를 바꿔 옆 선로의 1명을 숨지게 한 대프니 존스를 살인죄로 기소한다. 경찰의 증언과 검찰의 기소장을 시작으로 변호사의 반론, 교수 심리학자 주교 재판장 배심원단에 이르기까지 재판과 관련 있거나 논쟁을 벌일 만한 주변인들을 차례로 등장시켜 각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분석한다.
‘전차 문제’는 극단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정도는 약하지만 유사한 상황을 우리는 현실에서 수없이 맞닥뜨리고 있지 않은지, 그런데도 ‘무엇이 도덕적인가’라는 질문을 얼마나 떠올리는지, 그리고 우리의 선택이 왜 도덕적인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은 묻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