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박성원]예산소위서 이정현 빠진 ‘예산 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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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조율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 명단에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곡성)이 들어가지 못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그는 올해 7·30 재·보선에서 “호남 지역에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새누리당 계열의 정당 소속으로는 전남 지역에서 26년 만에 당선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그를 적극 지원할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지만 예산소위에 배려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9명의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강원도 쪽에서 “지난해에도 예산소위에 못 들어갔다”며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을 예산소위에 포함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여당 몫 위원 8명 가운데 이 의원을 넣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의원은 “강원도 의원들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이제 막 재·보선으로 들어왔으니 내년에 기회가 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자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예산소위에 들어간 이학재 이현재 의원에게 이 최고위원이 요청하는 호남지역 예산을 각별히 챙겨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지역구 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최근 “이 의원 당선으로 호남에 예산폭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삐라만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정현 의원은 예산폭탄 공약이 공수표가 되지 않도록 예산 심의 기간에 의원회관 사무실에 ‘베이스캠프’를 차려놓고 호남에서 올라오는 인사들과 매일 회의를 하고 예산 반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챙길 계획이다. 호남 표심을 생각할 때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도 이 의원의 예산 배정 요구에 반대하거나 나 몰라라 하기 어려운 처지다.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 예산 배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에 예산을 ‘폭탄’ 수준으로 배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간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예산 배정의 대원칙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예산소위는 전국적으로 귀중한 국민의 세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깊이 고심하기 바란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정부 예산안#예산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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