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천아시아경기 성화 백두산서 채화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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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안보]
개성공단까지 車로 옮긴뒤 南봉송… 인천시도 北측과 실무협의 추진

정부와 인천시가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백두산 성화 채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에서 채화된 성화는 개성공단과 임진각까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육로로 봉송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8일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북 대표팀 공동입장이나 공동응원은 어렵지만 백두산 성화 채화는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도 “북한이 관련 논의를 제안해오면 북한 측과 한국 측(정부-인천시-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이 실무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관련기관에 따르면 백두산 성화 채화 및 봉송은 남북이 합의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된 상태다. 조직위는 성화를 백두산에서 개성공단까지 차량으로 옮긴 뒤 성화 주자(走者)가 개성공단부터 MDL과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임진각까지 성화를 직접 봉송하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관계자들은 북한 쪽 백두산 천지에서 태양광선을 모아 불을 피우는 거울인 채화경으로 성화를 확보한 뒤 이를 안전램프에 담아 개성공단으로 옮긴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운반된 백두산 성화는 아시아경기대회의 발상지 인도 뉴델리국립경기장과 강화도 마니산에서 채화된 성화와 합쳐져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으로 향한다. 백두산 채화 합의에 실패하면 8월 13일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뉴델리와 강화도에서 온 성화만을 합칠 예정이다.

북한이 파견할 아시아경기대회 응원단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북한 응원단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는 화물여객선 만경봉호로 이동하고 숙식도 해결했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는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했다. 만경봉의 입항은 엄격히 따져볼 때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철회’를 규정한 5·24 대북 제재 조치와 상충된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만경봉호를 타고 온다면)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제 스포츠 관례에 비춰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인천아시아경기#백두산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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