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때 펴져야할 구명벌… 12일 만에 5개 떠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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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한국선급, 안전점검 때 “정상”

제 기능도 못하고 세월호와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던 구명벌(텐트 모양으로 펴지는 구명보트)이 뒤늦게 떠올랐다. 28일 오전 3시경 사고 현장에 있던 구조팀은 빨간색 구명벌을 발견했다. 3시간 반 동안 총 5개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구명벌은 모두 펼쳐진 상태였다. 침몰 사고 12일 만이다.

사고 당시 구명벌은 목포해경 소속 이형래 경사가 내린 2개 중 1개만이 펼쳐졌다. 이 경사는 쇠줄에 묶인 구명벌을 힘겹게 떼어 냈다. 안전핀이 이미 녹이 슬어 잘 뽑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로 차고 던진 끝에 간신히 선체에서 떼어내 바다로 떨어뜨렸다.

구명벌은 배가 침몰하면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팽창하게 돼 있다. 상자의 잠금장치를 풀면 수동으로도 펼 수 있다. 구조팀은 구명벌의 수압분리계가 뒤늦게 작동해 자동으로 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구명벌은 물속으로 3∼5m만 내려가도 터지도록 돼 있다. 사고 12일 만에 떠오른 것은 이 구명벌이 불량품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세월호에 달려 있던 46개의 구명벌은 세월호가 일본에서 처음 취항한 1994년에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은 올해 2월 안전점검에서 세월호의 구명벌에 대해 ‘정상’ 판정을 내렸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구명벌#세월호#목포해경#한국선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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