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류현진처럼… 고졸신인 임지섭 데뷔전 ‘괴물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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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 5이닝 1실점 승리… 역대 4번째
이진영 만루포 등 타선도 14점 지원… 한화, 롯데 잡고 5년만에 개막전 환호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 4월 12일 LG와의 프로 데뷔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당시 깜짝 신인이 나타났다는 평가를 듣긴 했지만 류현진이 지금처럼 성공하리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LG 신인 투수 임지섭(19)도 7, 8년 뒤 류현진처럼 대성공을 거둘지 모른다. 일단 자신이 우상으로 생각하는 류현진과 비슷한 첫발을 내딛는 데는 성공했다. 올해 제주고를 졸업한 임지섭이 프로 데뷔 무대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30일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전에 선발 등판한 임지섭은 두산 타선을 상대로 5이닝 3안타 4볼넷 2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이 프로 데뷔전에서 승리한 것은 역대 4번째다. 1991년 4월 24일 롯데 김태형이 OB를 상대로 첫 테이프를 끊었고, 2001년 KIA 김진우가 현대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임지섭은 2006년 류현진에 이어 8년 만에 고졸 투수 데뷔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김기태 감독의 신뢰 속에 깜짝 선발로 나선 임지섭은 1회말 첫 타자 민병헌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번 타자 오재원을 147km 직구로 삼진 처리한 뒤 3번 김현수, 4번 칸투마저 범타로 처리했다.

이후 최고 149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를 주무기로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5회까지 던진 75개의 투구 중 63개가 직구일 정도로 상대 타선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LG 타선도 초반부터 화끈하게 폭발하며 임지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초 2점을 선취했고, 3회에는 벨이 2점 홈런을 쳐 4-1로 달아났다. 5회 이진영의 그랜드슬램 등으로 7점을 더 보탠 LG는 두산을 14-4로 대파하고 1승 1패를 기록했다.

임지섭은 “타자들이 직구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아 직구 승부를 한 게 주효했다. 부담이 될까 봐 상대 선수들의 이름값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류현진 선배님 같은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우천으로 이날 개막전을 치른 한화는 롯데를 4-2로 꺾고 2009년 이후 5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지난 3년간 롯데와의 사직 개막전에서 당한 3연패도 설욕했다. 한화의 대졸 신인 최영환은 6회에 등판해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고, 대졸 신인 포수 김민수는 주전 마스크를 쓰고 승리에 기여했다.

SK는 3-4로 뒤지던 8회말 상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무너뜨리며 넥센에 6-4로 역전승했고, 삼성은 KIA를 8-5로 꺾으며 나란히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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