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바람 3연승… “챔프전, 13년만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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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문태종 40득점 합작
체력 바닥난 KT에 3차전도 완승
모비스-SK승자와 우승 놓고 한판

LG가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한 퍼즐 한 조각을 더 맞췄다.

1997년 창단한 LG는 2000∼2001시즌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삼성에 1승 4패로 무너졌다. 그로부터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긴 세월 동안 LG는 정상 언저리에도 머물지 못했다.

올 시즌 숙원이던 우승 반지를 꿈꾸며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성한 LG가 26일 부산에서 방문경기로 열린 5전 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KT를 96-82로 꺾었다. 3연승으로 KT를 제친 정규리그 1위 LG는 13시즌 만이자 통산 두 번째로 챔프전에 진출해 모비스-SK의 4강 PO 승자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시즌 개막 전 “국내 리그를 뒤집어놓겠다”고 출사표를 냈던 LG 특급 신인 김종규(7득점)는 시즌 막판 미들슛 능력까지 갖춰 한층 업드레이드된 기량을 과시했다. 김진 LG 감독이 공을 들여 선발한 데이본 제퍼슨(25득점, 13리바운드)은 폭발적인 공격력을 떨쳤다. 새롭게 LG 유니폼을 입은 문태종(15득점) 역시 제몫을 다했다.

동양(오리온스) 사령탑 시절인 2002년 우승 헹가래를 받았던 김 감독은 “시즌 초반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돼 기쁘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성장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그는 “큰 경기 경험이 없는 게 약점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패기와 젊음을 바탕으로 부담 없이 해주기를 기대한다. 4강전을 빨리 끝낸 만큼 상대 지역방어를 집중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KT는 어깨와 등 부상으로 이틀 동안 훈련을 전혀 못했던 간판스타 조성민까지 투입했다. 조성민은 14점 차로 뒤진 2쿼터 중반 코트에 나서 25분을 뛰며 13점을 넣는 투혼을 보였다. 2차전에서 출전 정지 징계로 벤치를 지키지 못했던 전창진 KT 감독은 상대 외곽보다는 골밑을 철저히 봉쇄하는 수비 전술로 끈끈한 접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자랜드와의 6강 PO에서 5차전을 치르는 격전 속에서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전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눈물겹도록 고맙다”고 했다.

LG는 KT의 거센 추격에 3쿼터 막판 3점 차까지 바짝 쫓겼다. 3쿼터까지 12개를 시도해 3개를 적중시키는 데 그쳤던 외곽슛 난조가 고전의 원인이었다. 4쿼터 초반 LG는 유병훈(10득점)과 박래훈의 연속 3점슛으로 11점 차까지 달아난 뒤 김시래(12득점)가 경기 종료 2분 49초 전 승리를 자축하듯 장거리포를 쏘아올렸다. LG가 89-75로 앞서면서 KT의 부산 홈팬들은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전 감독과 제퍼슨은 3쿼터 종료 45초 전 조성민의 파울 상황을 놓고 서로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을 만큼 코트는 후끈 달아올랐다.

LG는 리바운드에서 37-16으로 크게 앞서며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KT는 아이라 클라크(25득점)와 후안 파틸로(12득점)가 모두 일찌감치 반칙 4개로 파울 트러블에 걸린 대목도 아쉬웠다.

부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LG#KT#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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