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평창은 보고 있다… 한국 스켈리턴의 돌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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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2년도 안된 윤성빈 16위… 올림픽 썰매종목 사상 최고 성적
4년 뒤엔 홈 이점 살릴 수 있어 큰 기대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15일(현지 시간) 열린 윤성빈(20·한국체대)의 남자 스켈리턴 4차 레이스 장면. 그의 경기 모습을 연속 촬영했다. 4차 레이스에는 이전까지 경기에서 상위 20위 안에 든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윤성빈은 이 레이스에서 57초11을 기록했다. 작은 사진은 경기 중인 윤성빈의 정면 모습. 소치=AP 뉴시스·GettyImages 멀티비츠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15일(현지 시간) 열린 윤성빈(20·한국체대)의 남자 스켈리턴 4차 레이스 장면. 그의 경기 모습을 연속 촬영했다. 4차 레이스에는 이전까지 경기에서 상위 20위 안에 든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윤성빈은 이 레이스에서 57초11을 기록했다. 작은 사진은 경기 중인 윤성빈의 정면 모습. 소치=AP 뉴시스·GettyImages 멀티비츠
‘보고 있나?’

고대 로마의 장군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간결한 표현으로 승전보를 알렸다. 한국 스켈리턴 샛별 윤성빈(20·한국체대)에게는 이마저도 길다. ‘보고 있나’란 한마디면 승전보로 충분하다.

윤성빈은 16일 러시아 소치 산악클러스터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끝난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리턴 경기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로 16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다. 이전까지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기록한 19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경기용 신발 뒤축에 ‘보고 있나?’라고 네 글자를 적어 넣은 윤성빈은 썰매를 탄 지 2년도 되지 않았다. 체대 진학을 준비하던 서울 신림고 재학 시절 학교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리턴에 입문하게 됐다. 스켈리턴은 그에게 잘 맞았다.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2012년 9월 태극마크를 달면서 기대주로 떠올랐다.

윤성빈이 가장 강점을 보이는 건 스타트. 키 178cm, 몸무게 85kg인 윤성빈은 농구 림을 두 손으로 잡을 만큼 탄력과 순발력이 좋다. 윤성빈은 탄력을 최대한 살려 이번 대회 네 차례 레이스에서 4초65∼4초72에 스타트를 끊었다. 이 대회 출전자 중 4초65보다 스타트가 빠른 선수는 4명밖에 없었다.

윤성빈은 “3차 레이스 때 안정보다 모험을 선택했는데 기록은 57초90으로 가장 나빴다.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를 모두 마치고 나니 한 번 더 타고 싶었다. 1차 레이스부터 다시 타면 더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썰매 종목은 안방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 매일 연습하던 곳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 대회가 윤성빈에게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 썰매 종목 선구자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은 “성빈이는 스타트에서는 뒤질 게 없다. 경기 운영, 코스 파악 능력이 아직 다소 떨어지지만 대회에 앞서 수백 번 코스 연습을 할 수 있는 평창 때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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