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일자리 클리닉]남과 다르게 보이려면, 팩트에 고민을 담아라

동아일보 입력 2014-01-15 03:00수정 2014-01-1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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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글로벌리크루팅팀 자기소개서 첨삭 지도 “단순한 사실 나열은 곤란하다.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어야 평가자가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자기소개서 문항의 출제 의도부터 파악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채용 업무를 맡고 있는 글로벌리크루팅팀의 관계자는 좋은 자기소개서에는 ‘고민의 흔적’이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글로벌리크루팅팀의 도움을 받아 한성대 산업경영공학과 4학년인 A 씨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잘 정리했지만 더 효과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점을 표현해야 한다”며 “특히 자기소개서의 질문에서 요구하는 항목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답했다면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물어보는 내용에 충실하게 답해야


SK하이닉스 자기소개서의 첫 번째 질문은 ‘가장 어려웠던 경험과 이때 당시 느꼈던 감정,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분량은 1000자 이내이니 비교적 자세하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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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군 시절 국제 마라톤 하프코스에 도전한 것을 토대로 이 항목을 작성했다. 그는 “5명을 모아야 마라톤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끊임없이 ‘마라톤이 우리 몸에 좋은 점’을 설명해 참여자 6명을 모을 수 있었다”고 썼다. 이어 “대회 시작 전 100km를 연습 삼아 뛰자고 했고, 서로 북돋아가며 열심히 훈련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서술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마라톤이라는 소재가 독특했고 내용도 꽤 구체적”이라면서도 “왜 이런 경험을 하게 됐는지, 이를 준비하면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나의 사례에 집중해서 글을 전개한 건 적절했지만 문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빠뜨린 건 감점 포인트라는 것이다.

두 번째 항목은 ‘가장 강하게 소속감을 느꼈던 조직과 그 조직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쓰라’는 것이었다. 여기에도 ‘그때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하라’는 주문이 있다.

A 씨는 이 항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데 실패했다. 그는 “모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신사업 아이템 프로젝트의 리더 역할을 맡았다. 4명의 다양한 친구들과 팀을 이뤘는데 ‘홍삼 카페’와 ‘렌터카 사업’의 의견을 제시한 두 친구가 대립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수결로 사업을 선택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프로젝트가 잘 추진되지 않았다”며 “다수결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기술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턴십 과정에서 겪은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풀어놓았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갔는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신의 역량을 표현해라

세 번째 항목은 ‘자신에게 요구된 것보다 높은 목표를 스스로 세워 시도했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였다. A 씨는 “대학 시절 가장 큰 목표는 경제적 자립이었고, 등록금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비용을 스스로 해결했다”는 설명으로 시작했다. 이어 그는 “식비 줄이기와 학교 교육 프로그램 이용하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고 썼다. 본인이 성실한 사람이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A 씨는 자신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 씨는 ‘시도 과정’에 60% 이상의 내용을 할애해 평가자가 궁금해하는 ‘극복 과정’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원자 중 상당수가 A 씨처럼 경험을 나열한다고 한다. 따라서 답변 작성에 앞서 회사가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입사 후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며, 이를 위해 본인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왔는가.’

가장 고전적인 자기소개서 항목이다. 그런 만큼 차별화가 꼭 필요하다. 차별화를 위해선 고민을 많이 했다는 흔적이 있어야 한다.

A 씨는 ‘불량률 0%에 도전하는 반도체 제조 전문가’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이를 위한 노력으로는 ‘전문 신문 구독’ ‘공학통계와 공학확률 과목의 우수한 성적’ ‘혁신기법 공부’ 등을 언급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팩트를 단순 나열하는 데 그친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좋은 경험을 소재로 삼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민의 흔적이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경험도 나열로 그치면 적당히 끼워 맞췄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다음 주부터 ‘일자리 클리닉’이 바뀝니다. 앞으로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실제 입사한 신입사원의 자기소개서를 활용해 합격의 비결을 공개합니다. 해당 기업의 인사 담당자에게 채용 제도나 인재상 등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도 직접 물어보세요. 청년드림센터 e메일(yd@donga.com)로 질문을 보내주시면 친절히 답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클리닉 대상 기업은 신한은행입니다.

#SK하이닉스 글로벌리크루팅팀#자기소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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