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 한번도 못한 텍사스 ‘중심 秋’ 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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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63경기 중 선취점은 76경기… PS 이끌 강력한 테이블세터 원해
안방구장 타자친화형으로 유명… 홈 → 외야 제트기류로 좌타 유리
류현진과 시즌중 맞대결은 없어

‘텍사스 사이즈 계약.’

21일(현지 시간) 텍사스와 추신수의 계약 후 ESPN 인터넷판에 올라온 제목이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거대함을 상징하는 주다. 1억3000만 달러(약 1379억 원) 계약은 텍사스 구단으로는 2000년 12월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억5200만 달러 계약 체결 후 최대 금액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플레이오프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텍사스는 자유계약선수(FA) 테이블세터 추신수가 절실했다. 올 시즌 91승 72패를 기록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텍사스는 지난해와 올해 출루율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3일 36세의 젊은 아이비리그 출신(코넬대) 존 대니얼스 단장, 태드 러바인 부단장, 론 워싱턴 감독이 스콧 보라스의 사무실을 찾아가 협상면담을 한 이유다.

텍사스는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출루율 부문에서 리그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강타자 조시 해밀턴(LA 에인절스와 5년 1억2500만 달러 계약)이 FA로 빠지면서 올해 출루율 7위(0.323)로 처졌고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좌절됐다. 추신수는 올해 출루율 0.42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랭크됐다.

텍사스는 올해 선취점을 뽑았을 때 59승 17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163경기 중 선취점을 뽑은 경기는 76경기였다. 올해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8개 팀의 평균 선취점 경기 86경기보다 10경기나 적다. 텍사스가 10경기만 더 선취점을 뽑았다면 무난하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라스가 이를 협상 무기로 사용했음은 뻔하다.

최근 뉴욕 양키스의 7년 1억4000만 달러 제안 거부 소식이 전해졌을 때 MLB 네트워크는 추신수가 결국 텍사스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라스의 연봉 요구가 너무 높아 텍사스가 추신수 협상에서 발을 뺀다고 했지만 물밑에서는 접촉이 계속됐다. 추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여건이 텍사스가 가장 유력했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2010년 지역 방송사와 20년간 30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1억5000만 달러다. 자금은 충분하다.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 포스팅에도 대비한 배경이다. 추신수 계약으로 텍사스는 다나카를 사실상 포기했다.

추신수는 텍사스에 새 둥지를 틀면서 명분(돈)과 실리(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를 모두 잡았다. 추신수에게 안성맞춤의 팀이 텍사스다. 텍사스의 안방 구장인 알링턴 구장은 타자 친화적이다. 홈에서 외야 쪽으로 제트기류가 형성돼 좌타자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디트로이트에서 왼손 거포 프린스 필더를 트레이드해온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961년에 창단된 텍사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아 보지 못한 팀이다. 추신수가 필더와 함께 2020년까지 있으면서 텍사스 팬들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2014시즌 MLB 경기 스케줄에 따르면 텍사스는 류현진의 LA 다저스와는 인터리그 경기를 갖지 않는다. 따라서 내년 시즌 추신수와 류현진의 맞대결은 텍사스와 다저스가 나란히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만 성사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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