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완역 정본 북학의’(돌베개 출판사·사진)가 출간됐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북학의 이본(異本) 20여 종을 비교해 차이 나는 내용을 바로잡고 원문을 확정하는 교감(校勘)을 거쳐 한문 원본과 한글 풀이, 방대한 주석까지 단 책이다.
북학의는 1947년 처음으로 한글로 번역됐다. 초정이 정조에게 직접 바친 ‘진상본’을 번역한 것이었다. 하지만 진상본에는 다른 필사본에 들어가 있는 내편과 외편의 내용 중 상당수가 누락됐다. 이후 출간된 한글번역본은 서로 다른 필사본을 번역한 것이었다. 안 교수가 2003년 출간한 북학의(304쪽)도 진상본을 포함해 3개 필사본만 교감한 것이었다.
안 교수는 “정본이라 자부할 만큼 학술적으로 엄밀히 작업했다”며 “새 이본들이 또 발견되면 10년 뒤 다시 교감과 역주를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544쪽. 2만8000원.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