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의 의미를 담은 ‘Arrival’전은 이창원(41) 김지은(36) 윤가림 씨(33)의 작품을 모은 옴니버스 형식의 전시다. 4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시몬에서 열린다(02-720-3031). ‘혼합현실’전은 강이연 씨(31)의 개인전으로 청와대 춘추관 옆 공근혜갤러리에서 3월 3일까지 이어진다(02-738-7776).
두 전시는 국내 대학을 졸업하고 해외 유학생활과 창작 스튜디오 활동으로 국제 경험을 쌓은 역량 있는 미술가들의 내공을 가늠하게 한다. 이들은 미술관 그룹전과 갤러리 전시에 참여하면서 영역을 차근차근 확장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각자 개성과 표현 매체는 달라도 작품에 스며든 손의 흔적, 철학과 미학의 치밀한 교직, 현실과 가상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조형어법이 돋보인다. 장르를 가로지르는 작업을 내세운 것 역시 공통분모다.
○ 박제된 고정관념을 의심하기
조각을 전공한 윤가림 씨는 오래된 동물도감에 금실 은실로 손자수를 놓은 섬세한 작품을 통해 실제와 상상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담아냈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자수에서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발견한 작가는 노동과 정성이 축적된 수작업으로 관객의 시각뿐 아니라 촉각적 감각을 자극한다.
○ 일상적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기

전시장 구석, 그 너머에 뭔가 숨겨진 공간이 있을 듯한 환영을 만드는 빛의 마법, 일상 속 공간을 유유히 떠다니는 낯선 물체를 담은 3D 영상, 몸의 흔적이 새겨진 소파와 문을 통해 누군가의 부재를 일깨운 디지털 프린트. ‘혼합현실’전의 모든 작품은 붓이 아닌 컴퓨터 마우스로 창조한 데이터 덩어리이자 허상이지만 실제 같다. 미디어 아티스트 강 씨는 “극단적 이분법은 유효하지 않다”며 “현실과 가상현실,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자리한 모호한 긴장감”을 관객 앞에 끄집어낸다. 기술적 정교함과 회화적 섬세함을 결합해 공간에 새로운 상상력을 덧입힌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
고미석 문화전문기자·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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