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이정재 “최민식 선배,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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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2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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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영화 ‘신세계’ 스틸컷 (사진제공|앤드크레딧)
이정재. 영화 ‘신세계’ 스틸컷 (사진제공|앤드크레딧)
“경찰도 아니고 깡패도 아닌 어중간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이자성’이 불쌍하고 안타까웠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본 적이 있어 그런지 쉽게 공감이 됐죠.”

배우 이정재가 진한 느와르 영화 ‘신세계’에서 최민식, 황정민과 카리스마 대결을 펼쳤다. 이정재는 “최민식, 황정민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이 빛을 내지 못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지만,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정재는 ‘신세계’에서 폭력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경찰 이자성 역할을 맡았다. 이자성이라는 캐릭터는 강과장(최민식)이나 정청(황정민)처럼 카리스마를 분출하는 장면은 없지만, 영화의 한 축으로 존재감 만큼은 확실했다. 난감한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과 초조함 등 미묘한 감정 등을 잘 표현해 냈다. 배우 최민식의 말처럼 ‘신세계’의 이자성이라는 인물은 이정재를 위한 역할이었다.

시사회 이후 호평이 이어져서일까. 이정재도 본인의 연기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영화 개봉 전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밝은 미소로 기자들을 맞이했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 “‘신세계’ 최민식-황정민 때문에 출연 결심”

-‘신세계’를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

“영화 ‘신세계’는 우려가 많았다. 영화 ‘무간도’와 비슷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최민식 선배와 (황)정민의 그늘에 가려 내가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좋게 얘기해 주는 것 같다. 이정재가 묻히지 않을까 하는 고미은 최민식 선배와 정민이 덕분에 잘 해결 된 것 같다. 현장에서 노력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영화가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

이정재. 영화 ‘신세계’ 스틸컷 (사진제공|앤드크레딧)
이정재. 영화 ‘신세계’ 스틸컷 (사진제공|앤드크레딧)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게 최민식 때문이라고.

“최민식 선배가 ‘영화 하나 같이 하자’고 연락을 해왔다.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이자성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최민식 선배, 황정민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이정재가 연기한 이자성이라는 인물의 매력은 무엇인가.

“경찰도 아니고 깡패도 아닌 어중간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이자성’이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나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적이 있어 쉽게 공감이 됐다. 누구나 한번쯤 살면서 이자성처럼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는 초조함과 불안함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민식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일단 촬영장에서 최민식 선배를 만나면 화가 났다. 선배가 맡은 강과장이 정말 밉상 캐릭터지 않은가. 실제로도 정말 미운 감정이 들었다. 선배가 그런 내 감정을 잘 받아주더라. 신기하게도 대본 리딩을 할 때는 안 그랬는데, 촬영장에만 가면 목소리가 커지면서 화가 저절로 났다.(웃음)”

-내면의 갈등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 많아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다행이라면 다행일 수 있는 게, 감독님이 각 캐릭터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시나리오를 다써놨다. 내가 맡은 이자성의 경우 왜 경찰에서 깡패가 됐는지 등에 대한 과거의 시나리오가 있었다. 그 시나리오를 보고 연기를 하니 캐릭터 몰입이 잘 됐던 것 같다.”

-‘이자성’에게 신세계란 무엇일까.

“‘이자성’에게 신세계는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이자성에게는 신세계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까지도 원치 않은 길을 가야하는 남자의 운명이 안타까웠다.”

이정재. 영화 ‘신세계’ 스틸컷 (사진제공|앤드크레딧)
이정재. 영화 ‘신세계’ 스틸컷 (사진제공|앤드크레딧)


-현장에서 황정민이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더라.

“황정민이 애드리브를 진짜 많이 한다. 황정민 덕에 현장이 풍요로울 수 있었다. 상대방의 돌발 행동이 즐겁다. 연기자들은 상대방의 돌발 행동을 받아치는데 재미를 느낀다.”

▶ “드라마보다 영화 대본이 더 많이 들어와”

-영화 ‘관상’도 찍고 있는데, 최민식에 이어 송강호라는 큰 배우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송강호는 어떤가.

“송강호 선배와의 연기 호흡이 기대 된다. 보여드릴게 많은 것 같다. 또 내가 영화 ‘관상’에서 맡은 캐릭터가 화려한 인물이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과 긴장감을 표현해야 돼서 힘들었는데, ‘관상’은 내면 연기가 많지 않아 편한 것 같다.”

-드라마는 출연할 계획이 없나.

“드라마도 해야 되는데 영화 대본이 더 많이 들어온다. 영화는 많은 시나리오에서 선택 할 수 있지만 드라마는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너무 적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하이틴 스타에서 중년을 바라보는 배우가 됐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나이를 한 살 먹는 다는 게 이제 좀 실감이 난다. 몸에 오는 피로감과 원인모를 피부 트러블까지….(웃음) 그런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젊었을 때와 다른 사람을 사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저 항상 젊게 살고 싶다.”

사진제공|앤드크레딧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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