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세리머니’ 박종우의 진심은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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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보류된 동메달 수여 결정… 일본 기자 수십명 취재 경쟁

지난해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3, 4위전이 끝난 뒤 ‘독도 세리머니’를 펼쳐 동메달 박탈 위기에 처했던 박종우(24·부산)가 동메달을 받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박종우에게 수여가 보류됐던 동메달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즉시 효력을 발휘하며 대한체육회(KOC)가 박종우에게 별도의 시상식이나 행사 없이 동메달을 수여하도록 했다.

박종우는 이보다 하루 앞서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징계위원회에 직접 출두해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징계위원회에는 수십 명의 일본 기자들이 모여 들어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박종우는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제프리 존스 국제변호사 등과 함께 도착했다. IOC 위원 3명으로 구성된 징계위원들은 존스 변호사와 박종우에게 질문을 한 뒤 자체 의견을 모아 이날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 넘겼다. IOC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박종우는 지난해 8월 10일(현지 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일본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뒤 관중석에서 건네받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종이를 들고 운동장을 돌았다. IOC는 이에 대해 스포츠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고 보고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이 때문에 박종우는 메달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이는 사과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종우 사태는 큰 파문을 낳았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와 KOC는 박종우가 일부러 정치적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박종우의 동메달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꾸준하게 기울였다.

이러한 가운데 박종우의 동메달이 박탈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체육계의 예측이었다. 이번 IOC의 결정에 앞서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상벌위원회에서는 박종우에게 2경기 출장정지 및 벌금 3500스위스프랑(약 410만 원)의 비교적 약한 징계를 내렸다. FIFA의 이 같은 경징계는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가 IOC에서도 심각한 징계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케 했다. 이번 IOC의 결정으로 박종우는 6개월 만에 동메달을 되찾게 됐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독도 세리머니#박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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