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의 할머니, 전재산 서울강남 아파트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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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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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재단에 딸이 전달

지난달 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어머니 말씀에 따르는 건데요. 살아계실 때 아파트를 기부하고 싶어요.”

6일 막내딸 정인숙 씨(오른쪽)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자택에서 “행복하시죠?”라고 묻자 양애자 할머니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1993년부터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온 양 할머니는 자신 소유의 아파트도 최근 기부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6일 막내딸 정인숙 씨(오른쪽)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자택에서 “행복하시죠?”라고 묻자 양애자 할머니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1993년부터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온 양 할머니는 자신 소유의 아파트도 최근 기부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2010년 3월 고관절 수술을 받은 뒤 주로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양애자 할머니(89)의 딸 정인숙 씨(54)가 말했다. 그리고 6일 정 씨는 아파트 기부와 관련된 법적인 절차를 모두 마쳤다. 거동이 불편한 양 할머니는 치매도 앓고 있다.

양 할머니가 기부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116m²(약 35평) 아파트는 현 시세로 7억∼9억 원. 이 중 전세보증금을 제외한 모든 금액을 기부했다. 이 아파트는 양 할머니의 마지막 재산으로, 2000년 아파트를 매입할 당시 양 할머니는 “좋은 일에 쓰고 싶어 사두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양 할머니는 1993년부터 2010년 수술을 받기 직전까지 매월 20만∼30만 원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양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뒤에는 정 씨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정 씨는 “어머니의 기부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은 양 할머니의 기부금을 국내외 빈곤 아동들의 교육지원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아파트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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