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서 인기 삼계탕-김치전 소개해줄 출판사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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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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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한식요리책 탈고 끝낸 이집트 주부 가다 야신 씨의 호소

가다 야신 씨가 곱게 채 썰어 준비한 김밥재료와 완성된 김밥을 들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가다 야신 씨가 곱게 채 썰어 준비한 김밥재료와 완성된 김밥을 들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드라마 ‘대장금’은 중동 지역의 드라마 한류를 이끄는 선봉에 서 왔다. 오색찬란한 빛깔과 이야기가 풍부한 한식이 ‘그림이 되는’ 소재인 데다 만국 공통의 관심사인 ‘먹을거리’를 다뤘다는 점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장금이 중동지역 TV에서 방영되기 전 이미 한식에 푹 빠졌던 아랍 여성이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 사는 프리랜서 번역가 가다 야신 씨(37)다. 그는 최근 아랍어로 된 한식 요리책 ‘한국 요리의 비밀’을 탈고했다. 아랍인이 아랍어로 쓴 최초의 한식 요리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68쪽 분량의 원고에는 한식 요리의 기본인 고추장 간장 된장에 대한 해설을 비롯해 미역국 불고기 김치전 삼계탕 등 47가지 메뉴의 간단한 조리법을 담았다.

최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한식은 아랍 지역에선 굉장히 신비로우면서도 생소한 음식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전역에 한식당이 하나둘씩 생겨 한식을 맛본 이들 사이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어보는 유행이 서서히 일게 됐다는 것.

그는 온라인에서 ‘가다 아줌마’로 통한다. 유튜브에서 ‘가다 아줌마’ 혹은 ‘Ghada 662’로 검색하면 한식 조리법을 소개한 10분 분량의 동영상 11개가 나오는데 조회수가 총 7000건이 넘는다. 그는 “알제리 이라크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각지에서 쇄도하는 질문들에서 한식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다 아줌마의 보물 1호는 한국 친구들이 선물한 한국어 요리책과 레시피를 스크랩한 자료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가 모아둔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책을 보고 요리하는 걸 좋아했던 그는 우연히 한식을 맛본 뒤 1994년부터 집 근처 한식당 여주인에게서 한식 요리법을 배워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집 식단엔 한식이 빠지질 않아요. 한식 요리법이 손에 익어 시금치나물 무침, 배추김치, 부침개, 호박찌개 등으로 1시간이면 뚝딱 한상 차림을 내놓을 수 있어요.”

가다 씨가 만든 아랍어 삼계탕 레시피.
가다 씨가 만든 아랍어 삼계탕 레시피.
주로 빵과 치즈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집트인들에게 한식은 건강식으로 통하지만 매우 비싼 음식이기도 하다. 조개 등을 넣은 시원한 해물탕은 해산물이 귀한 중동 사막지대에서 부르는 게 값이다. 해물이 들어가 얼큰하고 시원한 짬뽕을 제공하는 한식당이 대부분이어서 이를 한국 음식으로 생각하는 현지인들도 많다. 그는 “짜장면과 짬뽕이 한국 고유 음식이 아니라는 점도 이 책에서 분명히 밝혔다”며 으쓱해했다.

한 달 전쯤 원고를 탈고한 그는 아랍 전역에 책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줄 한국 출판사를 찾고 있다. “시중에 영어로 된 중식, 일식 요리책은 많지만 한식 요리책은 턱없이 부족해요. 한식에 관심이 있는 아랍인들이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식#이집트#이집트 한식#한식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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