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마친 김정일 요리사 “김정은 그릇 커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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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파티장서 나와 포옹… 이설주 귀여운 분, 멋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부부를 만난 뒤 4일 평양을 나와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지난달 21일 방북했던 그는 이날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의) 그릇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에 대해서는 “귀여운 분이다. ‘멋지다’는 말이 딱 맞는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부부는 후지모토 씨를 위해 약 20명이 참석한 환영회를 열었다. 산케이신문은 5일 김정은이 후지모토 씨의 본명에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일본어인 ‘상(さん·씨)’을 붙여 불렀다고 전했다. 후지모토 씨의 본명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김정은은 한국어로 “오랜만이다”라며 후지모토 씨와 포옹했다. 또 “언제라도 (다시) 오면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건배”를 선창하며 흥을 돋웠다. 후지모토 씨는 파티장에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모습을 봤지만 형 김정철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후지모토 씨는 지난달 21일 김정일의 묘소를 참배했고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축하행사에 참석했다. 후지모토 씨는 선물로 가져간 ‘혼마구로(참다랑어)’를 김정은과 가족에게 대접하고 북한에서 결혼한 기쁨조 출신 아내 엄정녀와 자식들을 만났다. 이번 만남에서 김정은은 일본인 피랍자 문제 등 북-일 관계는 화제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모토 씨는 앞으로 평양 방문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모토 씨는 베이징 공항에서 일본 방송사인 도쿄방송(TBS) 관계자들과 함께 사라졌으며 그 뒤 일본으로 귀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김정일 일가의 요리사로 일하며 청년 김정은과 친분을 맺었고 북한을 떠나온 뒤에도 김정은이 북한의 3대 세습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등 김정은을 국제사회에 널리 홍보했다. 후지모토 씨는 2001년 탈북한 데 대한 처벌을 우려했지만 김정은이 신변 안전과 무사 귀환을 약속해 이번 방북이 성사됐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후지모토 겐지#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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