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안철수 ‘정치 본색’… 총선정국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서울 도봉갑)가 2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낸 격려 메시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서울 도봉갑)가 2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낸 격려 메시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드디어 긴 고민을 마치고 정치 입문을 택한 듯하다.

안 원장은 4·11총선에서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에게 “용기 있고 신념을 가진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며 지지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지지 편지를 건네며 ‘메시지 정치’를 했던 안 원장이 29일 총선 선거운동 개시를 맞아 ‘안철수식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은 이날 인 후보가 트위터에서 공개한 선거 공보에서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부인인)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인재근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 후보는 트위터에서 “안철수 교수님이 응원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12월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인 후보는 2월 김 전 고문의 49재를 마친 뒤 안 원장에게 전화로 감사의 뜻을 전한 인연이 있다. 인 후보 측은 최근 선거 공보를 제작하며 안 원장에게 ‘당시 대화 내용 중 일부를 공보에 실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안 원장이 수용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이 공보에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지지 글도 함께 들어있다.

27일 서울대 특강에서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며 어느 때보다 정치 참여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던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 이후 처음으로 특정 정치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제 남은 건 본격적인 정치 개시 시점이란 말도 나온다.

당초 안 원장은 총선 후 정치 상황을 지켜보며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총선이 워낙 여야 박빙으로 전개되는 데다 총선 결과가 대선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총선이 다 끝난 뒤에 정치를 시작하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내 안 원장의 지인들은 그가 인 후보 지지를 통해 정치권에 한발 더 다가선 것에 대해 ‘안철수다운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 후보는 여야라는 대립구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인”이라며 “안 원장이 27일 강연에서 ‘정치에 참여한다면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겠다’고 했는데 인 후보 지지를 염두에 둔 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낼 지지 후보로는 인 후보가 무난한 선택”이라며 “안 원장의 정치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달 들어 폭락을 거듭해 한때 7만4100원(12일)까지 떨어졌던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정치 감당’ 발언이 알려진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29일 10만3300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처음 10만 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4·11총선#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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