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립스틱’ 다시 바른 김건모 “‘나가수’ 안 떨어졌으면 좋았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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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8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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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는 땡땡이 무늬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김건모는 이 의상을 입으니 키가 더 작아보인다고 투정을 부렸다. 이때 관객들은 “잠옷같다”, “파자마”라고 큰 소리로 외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제공=㈜아이스타미디어
김건모는 땡땡이 무늬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김건모는 이 의상을 입으니 키가 더 작아보인다고 투정을 부렸다. 이때 관객들은 “잠옷같다”, “파자마”라고 큰 소리로 외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제공=㈜아이스타미디어
"붉은색 립스틱 있으면 하나 줘 봐요."

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진행된 '데뷔 20주년 콘서트'에서 김건모가 '립스틱 퍼포먼스'를 다시 선보였다.

이날 김건모는 올림픽 홀에 모인 팬들 앞에서 '핑계',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짱가' 등 1집부터 13집에 실린 곡을 180분 동안 열창했다.

특히 2부 공연에서 김건모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들고 나갔던 '유 아 마이 레이디',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불렀다.

'나가수'의 탈락곡인 '립스틱 짙게 바르고'가 흘러나오자 김건모는 당시 기억이 떠오르는 듯 잠시 멈칫하면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장난스럽게 립스틱을 바를까 말까 고민하는 제스처를 취하던 김건모는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붉은색 립스틱 좀 줘봐요"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한 관객에게 붉은색 립스틱을 받은 김건모는 무대로 올라와 립스틱을 바르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김건모는 아픈 기억이 담긴 '립스틱 퍼포먼스'를 다시 선보이며 자신의 트라우마를 훌훌 털어 버렸다.

▶ "'나가수' 사건으로 더 좋은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

이날 공연에서 김건모는 피아노 연주와 댄스, 레이저 쇼까지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건모는 공연 중간에 "발라드라서 듣기 지루했죠?", "(밴드를 향해) 1절만 하자" 등 특유의 시니컬한 농담을 던지며 무대를 이어갔다.

'나가수'에 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건모는 "'나가수'만 떨어지지 않았으면 잘 됐을 텐데…"라고 말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건모는 JK김동욱이 '나가수'에서 곡 '조율'을 부르던 중 가사를 틀려 자진 하차한 사건을 들며 "그래도 나는 괜찮은 편이에요"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김건모는 "JK김동욱은 조율을 부르다가 자기가 조율 당했다. JK김동욱을 보면서 견딜 수 있었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처음 본 남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 본 술 취한 여자"


이날 콘서트 중간 중간에 김건모는 관객들에게 "이 곡 아시죠? 그럼 한 번 불러 볼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남자 관객이 큰 소리로 답하자 김건모는 깜짝 놀라며 "아직도 제 콘서트에 남자 분들이 오는 군요"라며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 처음 본 남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처음 본 약간 술 취한 여자예요"라고 농담도 했다.

이어 자신이 한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아, 이런 말 하면… 아 참 콘서트는 방송이 아니죠?"라고 농담을 던졌고, 팬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김건모는 4일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마지막 무대를 화려한 레이저 쇼로 장식했다. 사진제공=㈜아이스타미디어
김건모는 4일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마지막 무대를 화려한 레이저 쇼로 장식했다. 사진제공=㈜아이스타미디어


▶ "김건모 씨 술 좀 그만 마시고 장가 좀 가세요"

이날 공연 중간에는 김건모가 자주 가는 음식점 사장님, 경비원 아저씨의 콘서트 축하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축하 영상이 동료 연예인들이 아닌 음식점 사장님, 경비 아저씨이라니, 김건모다웠다.

이들은 하나같이 "20주년 콘서트를 축하합니다!"라고 말하며 "이제는 술 좀 줄이고 장가가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 "20주년 공연이라고 큰 기대 하지 마세요"

김건모는 20주년 콘서트에서 20년간 대중들에게 선보였던 곡을 부르며 과거를 되짚었다. 또 피아노 연주와 댄스, 관객과의 만남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하며 객석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는 공연이었다. 콘서트 전날 감기에 걸렸던 탓인지 이날 김건모는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고음 부분에서 소리를 내기가 힘겨워 보였다.

또한 이날 게스트 무대에는 김건모와 같은 소속사 신인 가수 엔트레인이 올랐다. 먼저 엔트레인의 메인 보컬 김상우가 김건모의 '발가락'을 열창했고, 그다음 엔트레인 멤버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타이틀 곡 '울면서 울어'를 불렀다.

하지만 같은 소속사 신인 가수 끼워 넣기 공연이 된 것 같아 아쉬움을 남겼다.

김건모는 스스로도 아쉬웠는지 "20주년 공연이라고 크게 (게스트를) 기대하지 마세요. 기대했으면 표가 더 비쌌겠지요. 그 가격에 맞추기가 힘들어요. 다 돈이에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원래 스위치 하나 누르면 자동으로 세트가 바뀌고 노래 바뀔 때마다 무대에 커튼이 쳐지고 그래야 하는데요. 그게 다 돈이에요. 30주년 때는 좀 더 화려하게 하겠습니다. 아직 세월이 많이 남아있어요."

이 말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렸고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김건모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 앞에서 자신의 스타일 데로, 자신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며 편안하게 공연을 마쳤다.

김건모는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 20여 개 도시에서 전국 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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