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커버스토리]강아지 지능의 문어, 수명은 고작 2년 ‘가문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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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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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족류, 얼마나 아십니까

‘이렇게 멋진 생물을 잡아도 되는 걸까.’ 두족류(頭足類)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런 생각이 커진다. 오징어, 문어, 낙지, 주꾸미, 꼴뚜기 등을 포함하는 두족류는 머리에 다리가 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외계인 중 상당수가 오징어나 문어 모양을 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두족류는 지능과 시력이 뛰어나고 신비로운 면도 많다.

○ 높은 지능 두족류는 연체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다. 그중 문어는 머리가 좋기로 유명하며, 강아지 정도의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족관의 문어는 금세 사육사의 얼굴을 익히며, 심지어 고등동물의 특징인 ‘장난’을 치기도 한다. 오징어도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고 실제로 그것을 응용할 수 있다. 갑오징어는 물을 뿜어 펄을 불어낸 다음 그 속에 숨어 있던 게나 새우를 잡아내기도 한다. 두족류는 특히 수명이 1∼2년밖에 되지 않는 것에 비해 엄청난 지능을 가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 사람에 맞먹는 시력
두족류의 눈은 인간의 그것과 매우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오징어는 인간처럼 사물을 보는 것으로 추측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신경생리학에서는 시신경 실험 재료로 두족류를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 몸의 색을 바꿔 의사소통 갑오징어는 카멜레온처럼 몸의 색을 바꿔가며 의사소통을 한다. 한 마리가 몸 위에 어떤 패턴을 만들면 다른 녀석도 비슷한 패턴을 만들고 상대방의 움직임을 이끌어낸다. 암수가 만나면 서로 몸 빛깔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좋거나 싫음을 표현한다. 심지어 갑오징어의 몸에 나타나는 ‘애니메이션 패턴’을 수록한 사전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큰갑오징어는 뇌에 색소체엽(葉)이란 부분이 있는데, 엽에 떠오른 생각이 즉시 몸 표면에 투사된다. 피부 표면에 커다란 ‘신경지도’의 스크린이 있는 셈이다. (‘급진적 진화’)

대부분의 갑오징어와 문어는 돌이나 산호 같은 주변 환경을 흉내 내 피부 조직의 질감을 바꿀 수도 있다.

○ 제트추진으로 이동 두족류는 물고기처럼 몸통과 지느러미를 이용해 헤엄을 치지 않는다. 몸속에 물을 가득 머금은 후 한번에 내뿜어 움직인다. 박흥식 박사(한국해양연구원)는 이에 대해 “로켓이 날아가는 원리, 즉 제트추진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을 뽑아내는 출수공의 방향은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몸속의 물을 모두 내보내면 다시 물을 빨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한번에 멀리 도망가지 못한다. 다리를 펼쳤다 오므리면서 추진력을 얻기도 한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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