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이다해 “‘미스 리플리’ 마지막에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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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4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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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끝나자마자 폭식해서 얼굴이 부었어요"
●"정태오빠는 정말 좋은 사람, 정신적 지주"
●"며느리 삼고 싶은 배우, 와이프 삼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다해는 \'미스리플리\'의 장미리를 연기하는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번 드라마는 욕심이 많았는데 자기 자신에게 엄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MBC
이다해는 \'미스리플리\'의 장미리를 연기하는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번 드라마는 욕심이 많았는데 자기 자신에게 엄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MBC

"드라마 촬영 후반에는 배우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기가 그렇더라고요. 서로 안녕하지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배우 이다해가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를 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밤을 새워 촬영하는 살인적인 스케줄과 뜻하지 않은 구설수, 장미리라는 캐릭터의 복합적인 감정선 등이 이다해에게 힘든 추억을 안겨준 듯했다.

이다해는 '미스 리플리'에서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해 명성을 쟁취해 가는 여주인공 장미리를 연기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간직한 장미리는 비련의 여주인공 같으면서도 이기적이고 냉정할 때는 무서우리만큼 차가운, 앞뒤 안 가리는 무모함도 가진 여자다.

이다해는 이런 격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극 초반 미리의 성폭행 위기 상황을 선정적으로 잡아내는 카메라 등 드라마를 둘러싼 여러 가지 구설에 대해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드라마 종영, 이제야 숨을 좀 돌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드라마 '미스 리플리'가 끝났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드라마 끝나고 지인들과 같이 음식점에 가서 배가 터지도록 음식을 먹고 원 없이 잤어요. 자고 일어나니 얼굴이 부어 있더라고요. 이제야 숨을 좀 돌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 중 가장 힘든 점은.

'미스 리플리'는 역할도 역할이지만 촬영이 워낙 빠르게 진행 돼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 분량도 많았고요. 거의 모든 장면에 제가 등장하잖아요. 며칠 밤을 새고 차에서 대기하는 동안 쪽잠을 자곤 했어요. 원래 대기하는 시간은 정말 지루한데 이번 드라마 촬영 때는 대기시간이 있는 게 그렇게 좋았어요."

-장미리라는 역할은 어땠나요?

"제가 성격이 밝고 명랑한 편인데 그렇지 않은 장미리 역을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항상 불안하고 초조해하고 뭔가 항상 위축돼 있어야 했거든요. 예전에 드라마 '마이걸'을 했을 때는 모니터링 하면서 저 스스로 '내가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었지?'라고 감탄한 적도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제가 스스로 만족하는 장면이 3개도 안되는 것 같아요. '장미리를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잠시 뜸을 들이던 이다해는 "이번 작품은 전보다 더 욕심이 많았는데… 나 자신에게 되게 엄격했던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장미리 역할은 이제 벗어난 건가요?

"마지막 촬영 후 홀가분한 기분으로 나왔는데, 생각보다 쉽게 벗어나 지지는 않더라고요. 장미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항상 초조해하고 우울하고 화내고, 슬퍼하다 보니 헤어 나오기가 어려웠어요."

-청순가련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 위해서 '미스 리플리'를 선택한 것 아닌가요?

"색다른 역할을 해보려는 의도도 있었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 해보고 싶었거든요. '미스 리플리'에서 장미리 역을 해봤으니까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밝고 사랑스러운 역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서 장미리가 물에 뛰어들어서 혼수상태에 빠졌었잖아요. 그때 장미리가 죽을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때 죽었어야 했을지도 몰라요. 괜히 의식을 되찾아서 감옥에 가고…."

이다해는 드라마가 끝난 후 엄마와 함께 미국 LA로 출국했다. 그는 한 3~4개월을 푹 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제공=MBC
이다해는 드라마가 끝난 후 엄마와 함께 미국 LA로 출국했다. 그는 한 3~4개월을 푹 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제공=MBC

▶"정태오빠는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

-마지막 장면에 최명길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정말 오열했어요. 눈물 많이 흘렸죠. 사실 제가 선배님들 앞에서 연기할 때는 될 수 있으면 NG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를 하다 보니, 선배들 앞에서는 NG를 안내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때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당시에도 최명길 선생님과 같이 연기하는 거라 긴장했었어요. 최명길 선생님은 연기하실 때 감정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유지하시고 계시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힘들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미리가 사랑했던 송유현 역 박유천 씨의 연기는 어땠나요?

"연기 잘하시더라고요. NG도 많이 내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이다해는 일본 유흥업소 주인 히라야마 역의 김정태와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다. 드라마 '불한당'에서 만나 지금까지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좋은 오빠라고 칭찬했다.

"정태 오빠는 드라마 '불한당' 때부터 친하게 지낸 선후배 사이예요. '불한당' 하면서 정태오빠랑 장혁 오빠랑 많이 친해졌죠. 정말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좋은 사람이에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도 함께 얘기를 나누고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술자리에서 항상 끝까지 살아남죠"

술 한잔 못 마실 것 같은 가녀린 종잇장 몸매의 소유자 이다해는 의외로 술자리에서 끝까지 남아서 사람들을 다 챙겨주는 강한 타입이었다. 매니지먼트 스태프들이랑은 7년 동안 함께 하는 의리파이기도 했다.

"술자리에서는 마지막까지 남아서 사람들 집에 보내주고 정리하곤 해요. 그런데 술을 그렇게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에요. 지금 매니지먼트 멤버들과 7년 동안 함께 일했죠. 이 사람들은 제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요.(웃음)"

매니저 얘기를 하면서 그는 잠시 크게 웃었다.

"한번은 매니저가 제가 촬영에 지쳐서 혼자 벤에 앉아 있는데, 말없이 토스트를 종이컵에 담아서 주더라고요. 그걸 보고 웃음이 터졌어요.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아요."

중국 활동을 계속 해오던 이다해는 중국을 방문하면 사람들이 크게 반겨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기분이 항상 좋다고 말했다. 사진제공=MBC
중국 활동을 계속 해오던 이다해는 중국을 방문하면 사람들이 크게 반겨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기분이 항상 좋다고 말했다. 사진제공=MBC

▶"진정성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드라마가 끝난 후 이다해는 연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상하게 자신에게 대시하는 남자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처음 만나서 좋다고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닌, 진정성이 있는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요. 상대방이 호감을 보여도 그것이 진심인지 점점 알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의 지향점은?

"사실 드라마 '마이걸' 할 때는 어머니들도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이번 드라마 끝나고 나서는 극 중 역할 때문인지 며느리 삼고 싶다는 얘기를 잘 안 하시네요. 며느리 삼고 싶은 배우, 와이프 삼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웃음)"

▶"제 이미지가 왜 이럴까요?"

이다해는 편하게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자리인 만큼 기자에게 자신을 둘러싼 구설에 대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예전에는 인터넷의 댓글이나 반응을 읽어보곤 했는데, 지금은 아예 보지 않는 게 마음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에 제가 자고 있는 모습을 엄마가 찍어준 게 있어서 트위터에 올렸는데, '풀 메이크업을 하고 찍었다', '남자가 찍어준 것이다' 등과 같은 말들이 있더라고요. 왜 제가 이런 이미지인지 모르겠어요. 간혹 힘들 때도 있지만 팬 분들이 항상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되곤 해요."

이다해는 장미리가 대중들에게 쉽게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 '마이걸'(2005~2006, SBS)때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다시 도전해 보고 싶어요. 지켜봐 주실 거죠?"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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