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목소리’ 코린 베일리 래 전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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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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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지도 모르겠네요. 어릴 땐 제 목소리를 정말 싫어했으니까요. 학교 합창단이나 교회 성가대에서 백인 친구들의 가늘고 높은 목소리와 굵고 거친 제 목소리를 비교했었거든요. 시간이 좀 지나서야 제 목소리가 가진 질감을 알게 됐죠."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는 가수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코린 베일리 래(32)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독특함으로 새 길을 열었던)록밴드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즈'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처럼, 수많은 목소리 중 색다르면서 튀는 제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3월 10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 코리아에서 국내 첫 단독 공연을 갖는다.

2006년 자신의 이름을 딴 데뷔 음반으로 영국 앨범 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그 해 미국 빌보드 차트 4위에 오르며 스타덤에 오른 그는 아이유, 장재인이 꼽은 롤모델.

코린 베일리 래는 당시 71주 동안 빌보드 앨범 차트 상위에 머물며 미국 음악 시장의 벽을 넘은 몇 안 되는 영국 가수로 꼽히며 인기를 누렸다. 그의 곡 '라이크 어 스타' '풋 유어 레코드 온' '아이드 라이크 투' 등이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등에 삽입돼 한국팬도 상당하다.

▼"아팠던 시간동안 음악 안에서는 온전히 자유로웠고 몰입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를 때 솔(Soul)이 느껴지는 코린 베일리 래의 목소리에 한 번 빠지고, 노래가 끝난 뒤엔 수줍어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그의 모습에 또 한번 빠진다.

그는 2006년 1집을 낸 뒤 4년이 지나서야 2집을 냈다. 그 기간 그는 2008년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홀로 은둔하다 그가 낸 2집 '더 씨'는 한 층 더 깊어진 목소리로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란 평을 받았다.

"1집과 2집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죠. 음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변화를 겪으면서 2집에선 감정이 극대화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아이드 두 잇 올 어게인' '아 유 히어' 등이 수록된 2집 작업 과정에 대해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누구의 방해도 없이 조용한 방에서 혼자 음악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었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담으려 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얘기했다.

▼"한국에서 다시 공연할 수 있게 돼 설레고 기대돼"

지난해 여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참석차 한국을 찾았던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관객들이 모두 공연을 즐길 준비가 돼 있었고 모두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줬어요. 게다가 한국어도 아닌 영어 가사 그대로 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에 놀라고 감동받았죠."

공연 이후 앙코르 곡으로 '케 세라 세라'와 '잇 필스 라이크 어 퍼스트 타임'을 불렀는데 한국 팬의 호응에 그마저 부족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번 단독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아티스트들이 장거리 여행과 여러 가지 여건을 감수하고 외국 투어를 가는 이유는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찾아줄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 확신이 들어서일 것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더 긴밀하고 진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공연 때는 그 동안 앨범에 수록된 곡 뿐 아니라 새로 발매한 EP앨범 '더 러브'의 수록곡도 레퍼토리에 포함할 예정이다. 누누이 그를 롤모델로 밝혀온 가수 아이유도 오프닝 무대에 함께 오른다.

자신의 노래에서 마음을 치유받는 팬들이 많다는 기자의 이야기에 코린 베일리 래는 "내 노래가 그런 감정과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음악을 좋아해서 만들었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곡이 듣는 사람과 교감을 이룬다면 아티스트로서 매우 보람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린 베일리 래의 공연은 3월 10일 오후 8시 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 코리아에서 열린다. 1544-1555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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