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잘 자란 아역’ 문근영 장근석, 드디어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4일 16시 01분


KBS2 \'매리는 외박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진 4명. 왼쪽부터 김효진(서준 역) 장근석(강무결) 문근영(위매리) 김재욱(정인). 연합뉴스.
KBS2 \'매리는 외박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진 4명. 왼쪽부터 김효진(서준 역) 장근석(강무결) 문근영(위매리) 김재욱(정인). 연합뉴스.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섞으면? '가상 이중 결혼'이 된다. 8일 시작하는 KBS2 '매리는 외박 중'(극본 인은아 연출 홍석구)은 '가상 이중 결혼'을 내세웠다.

사랑과 조건으로 대표되는 두 남자와의 이중 결혼을 경험할 이는 학비가 없어 휴학하고 특별한 기술 없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도 마냥 밝은 위매리(문근영 분). 매리가 아버지(박상면)의 빚을 갚기 위해 일본에서 한인 재력가의 아들로 태어나 외모와 재력에 매너까지 갖춘 정인(김재욱)과 정략 결혼을 할 위기에 처하자, 홍대 인디밴드 리더인 강무결(장근석)과 가짜 결혼 사진을 찍다 '이중 결혼'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매리는…'는 원수연 원작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 한 것으로 일본 ACC사와 합작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대만과 중국엔 이미 수출됐다.

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문근영 장근석은 "촬영이 끝나면 휴대전화에 스톱워치 한 시간을 걸어두고 술을 마신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매리는 외박중'에서 위매리(가운데)는 사랑하는 남자 강무결(왼쪽),조건좋은 남자 정인과 이중 결혼을 하게 된다. 사진제공 와이트리 미디어.
'매리는 외박중'에서 위매리(가운데)는 사랑하는 남자 강무결(왼쪽),조건좋은 남자 정인과 이중 결혼을 하게 된다. 사진제공 와이트리 미디어.

▶ 동갑내기, 아역출신 배우… 문근영 ≒ 장근석

"대본에 훅 매료되어 달려든 것도 있지만 상대 배우가 장근석이라는 것도 큰 이유였어요. 나이도 같고 겪어왔던, 겪고 있는 상황이 많이 비슷해서인지 첫 촬영부터 재밌고 편했습니다."(문근영)
"근영 씨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만세 불렀어요. 여배우라기보다 오래 봐 온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장근석)

문근영 장근석이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상대 배우에 대한 만족감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 새벽 2시 넘게까지 '소맥'을 마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정말 같이 하고 싶었던 너와 작품을 하게 돼서 좋고, 이 작품을 선택해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찰떡 궁합'의 비결은 공통점. 두 사람은 올해 23살 동갑내기에 아역배우 출신이다. 2000년 '가을동화'에서 은서의 어린 시절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문근영과 2001년 '여인천하'에서 정난정의 이복오빠 정렴의 아역으로 데뷔한 장근석은 '잘 자란 아역배우' 1순위로 꼽힌다.

연기 경력만 치면 웬만한 성인 연기자들보다 선배이지만 나이로는 촬영장 막내인 이들은 "동갑내기와 소통하며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촬영 현장에서는 나이가 어린데 짬밥은 많다보니 안 보려고 해도 보이는 부분이 있어요. 그럴 때 상대 배우들에게 말하는 게 민감한데 근석 씨는 나이도 비슷하고 서로 보는 것도 비슷할 수 있다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 스스럼없이 물어보고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문근영)

그래서 두 사람은 "우리 것을 만든다"는 기분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다. 대본을 받으면 스스로 동선을 짜보고 캐릭터에 새로운 습관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 예고 영상 속 매리가 벤치에 엎드려 확인서를 쓰고 무결이 담장에 고양이처럼 앉아있는 장면도 두 사람이 제안한 구도라는 설명이다.

23살 동갑내기, 아역배우 출신 장근석(왼쪽)과 문근영은 '매리는 외박중'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사진제공 와이트리미디어.
23살 동갑내기, 아역배우 출신 장근석(왼쪽)과 문근영은 '매리는 외박중'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사진제공 와이트리미디어.

▶ 올해만 세 번째 작품, 1년여 만의 복귀… 문근영 ≠ 장근석

문근영은 올해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연극 '클로져'에 이어 세 번째 작품으로 '매리는 외박중'을 택했다. 숨가쁜 한 해를 보낸 셈이다.

"올해 유난히 연기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작은 이유 하나로 포기한 적도 있는데 이번엔 요만한 이유 하나만으로는 포기하지 못하겠어요. 자꾸 욕심이 나요. '내가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연이어 작품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가 재밌는 것도 있고 요즘은 연기하면서 지내는 게 정말 신나요."

역할도 전작과 180도 달라졌다.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 '클로져'의 앨리스가 상처받고 어두운 역이었다면 위매리는 낙천성을 타고난 아이.

"은조, 앨리스는 어둡고 자기 내부에 감정을 담아두고 있는 캐릭터라 연기를 하면서 저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어쩌면 문근영도 약간은 갑갑해졌던 것 같아요. 매리를 보는 순간 확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도 '나도 숨통 좀 트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면에서는 반가운 게 있어요. 그렇다고 은조, 앨리스가 반갑지 않았던 것도 아니에요. 그 전까지는 밝고 사랑스러운 국민여동생 이미지여서 표출만 하다보니 가두고 싶기도 했었어요. 그 때 은조와 앨리스를 만났죠."

반면 장근석은 2009년 '미남이시네요' 이후 1년 여 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미남이시네요'에서 아이돌밴드 'A.N.JELL'의 리드 보컬 황태경 역을 맡았던 그는 '매리는…'에서 또 가수 역이다.

"'미남이시네요'가 음악드라마였다면 '매리는…'은 제가 노래를 부르는 설정이지 음악드라마는 아니에요. 황태경이 모든 걸 갖췄다면 무결은 집도 없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죠. 전작과 전혀 다르다고 생각해요. 백지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받았고 결혼이라는 지금까지 다뤄보지 않았던 소재를 다룬 작품이라 선택했어요."

'미남이시네요'에서 직접 O.S.T에 참여했던 장근석은 '매리는…'에서도 O.S.T '부탁해. My Bus!'를 불렀다. 가수와 배우 사이에 정체성 혼란을 느낄 법도 하다.

"정체성이 흔들릴 만한 상황도 있었고, 헷갈리기도 했었지만 장근석이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극 중 캐릭터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정리한 순간 달라졌어요."

닮은 듯 다른 두 배우의 목표는 즐겁고 신나게 촬영하는 것. "현장에서의 즐거움이 시청자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젊고 어린 배우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지막 멘트도 닮은 꼴이었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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