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화여대 신입생 3378명 중 특목고 출신은 27%(911명)로 전체 대학 중 6위였다. 그러나 입학사정관 전형만 보면 이화여대가 특목고 학생 비율 1위가 된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올해 이화여대에 들어간 452명 중 197명(46.4%)이 특목고 출신이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보환 한나라당 의원이 6일 공개한 ‘2010학년도 대학별 입학사정관 전형 신입생 출신 고교 유형별 현황 분석’을 보면 이화여대 외에 12개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다른 전형보다 특목고 출신을 더 많이 뽑았다.
비(非)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올해 건국대 충주캠퍼스에 입학한 신입생 중 특목고 출신은 0.8%밖에 되지 않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은 15.3%(163명 중 25명)가 특목고 출신이었다. 부경대도 비입학사정관 전형은 1.2%, 입학사정관 전형은 13.6%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성균관대도 비입학사정관 13.0%, 입학사정관 27.3%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반대로 연세대는 비입학사정관 전형으론 30.49%를 특목고 출신에서 뽑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자는 11.29%만 특목고 출신이었다. 숙명여대도 입학사정관 전형(2.2%)에서 비입학사정관 전형(14.4%)보다 특목고 출신을 덜 뽑았다. 한양대도 입학사정관 전형(2.1%)과 비입학사정관 전형(12.1%)의 특목고 출신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이처럼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특목고 출신을 덜 뽑은 대학은 모두 29곳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학이 비입학사정관 전형보다 평균 4.1%포인트 덜 뽑는 동안 많이 뽑은 대학은 9.4%포인트를 더 뽑았다.
○ 변화의 바람?
박 의원은 “입학사정관제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특목고생 우대 전형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앞으로 입학사정관제가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지향하고 특목고 중심 선발이 최소화되도록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철저히 지도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교협도 대응에 나섰다. 특목고 출신을 우대하는 전형은 예산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비롯해 각 대학이 공교육 활동 중심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나선 것. 양정호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은 “문제 소지가 있는 모든 전형에 조치를 취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선 대학들도 제도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이화여대 오정화 입학처장은 “(이화) 글로벌 인재 전형이 외국어 우수자를 뽑는 전형이다 보니 외국어고 학생이 많이 몰리는 현상이 있었다”며 “지난해는 공인 외국어 성적을 기준으로 했지만 올해는 종합적 정성적 평가를 도입해 다양한 학생을 뽑으려 노력하고 있다. 다른 전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사정관 전형 5개 중 1개는 일반계고 100%
고려대 학생부우수자 전형, 연세대 진리자유 전형을 비롯해 전체 입학사정관 전형 250개 중 49개(19.6%)는 합격자 전원이 일반계고 출신이었다. 이들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율이 높아 특목고 학생이 불리하다. 농어촌학생 전형이나 대학 소재 지역 고교 학생들을 뽑는 전형처럼 ‘기회 균형’ 방식으로 진행하는 전형도 일반계고 학생이 많이 합격했다. 또 전문계고 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전형이 늘어나면서 입학사정관 전형의 전문계고 선발 비율(11.1%)이 비입학사정관 전형(9.7%)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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