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뮤직] 로커 우미진의 8년만의 컴백앨범 ‘Cocoonature’

동아닷컴 입력 2010-09-13 18:56수정 2010-09-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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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우미진 1집 앨범 자켓.
우.미.진….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이다. 가수 우미진(33)은 한동안 '제2의 김윤아' 혹은 '제2의 세릴 크로우'로 불리며 1990년대 후반 홍대문화 초창기에 정력적으로 활동하던 로커였다.

데뷔과정도 이미 국내 인디의 전설이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노래가 너무 좋았던 나머지 또래 아이들이 흔히 찾아가던 기획사를 거부하고 서울 명동과 신촌의 라이브 무대에서 기초를 쌓은 것이다.

1996년 재즈아카데미 시절 '스토리' '에그 트리' 등 록밴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어 1997년 본격적으로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한 후 청담동과 신촌을 오가며 다운타운 스타로 발돋움했다. 자연스레 '홍대문화' 개척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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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일본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고 한동안은 록밴드 '레이디 마돈나'로 활동하며 적잖은 인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그녀는 본디 범상치 않은 외모와 캐릭터를 갖고 있었기에 홍대의 대표적 패셔니스타로 회자될 정도였다.

당시 20대 초반의 그녀는 시원하고 격정적인 음악인이었다.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는 것은 물론 어쿠스틱 기타연주까지 맡으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무서운 역량과 잠재력을 뽐내곤 했다. 그녀의 성공을 의심하는 뮤지션이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 원조 홍대마녀 혹은 홍대요정의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귀환
1집 활동하던 당시 우미진의 모습.

그런데 1집 앨범 'Return to Zero'(2002) 활동 직후 돌연 잠적해버렸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이후 8년 가까운 시간동안 그녀의 일상을 아는 사람들은 홍대 부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홀로 고독의 방에서 많은 사색과 후진양성에 시간을 쏟고 있었으리라. 혹은 음악적 방황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우미진이 다시 스케치북을 꺼내들고 'Cocoonature(코쿠네이처)'라는 타이틀의 미니앨범을 선보였다.

단 4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이지만 범상치 않는 내공을 뽐낸다. 아니다…, 내공이라기보다는 무척이나 성숙해진 모양새다. 수록 곡은 미디움(medium) 템포의 가장 보편적인 멜로디와 오랫동안 일기장에 보관된 듯한 감수성 넘치는 가사를 펼쳐 보인다.

가장 매력적인 대목은 단순하고 명료한 그 무엇이 청중을 편안하게 만들고 쉽게 다가서게 만든 다는 것이다. 20대의 우미진과 30대의 우미진은 분명히 180도 변해 있었다.

'You'라는 첫 곡, 그리고 '꽃그늘'이라는 공식 타이틀곡은 마치 잘 연결된 하나의 노래로 들린다.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갖춰진 아름다운 앨범인 것이다.

보통 여성뮤지션들의 장기인 피아노가 아니라 우미진은 어쿠스틱 기타를 능숙하게 연주한다. 그리고 미디(MIDI)파일과 컴퓨터에 무심한 여성보컬들과 달리 그것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번 앨범에서는 자신의 편곡 실력까지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검색엔진에 등장하는 우미진의 과거 사진은 가수라는 직업적 특징과 더불어 그 투박하고 거친 눈빛과 무지갯빛 메이크업 사이로 카리스마적인 감성을 뽐내고 있었다. 이른바 트윗용어로 설명하면 '무한알티(RT·리트윗)'하고픈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마녀'이자 '요정'의 이중적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이미 검색엔진에 고스란히 봉인 된 듯 보인다. 2010년 복귀한 그녀는 자신의 20대 거친 모습을 잘게 부수어 완벽하게 새로이 창출했다. 그녀의 20대가 헤비한 위스키 같다면 이제는 슈크림빵 같이 가볍고 산뜻하다.

앨범 속지에는 바다와 구름이 형상화된 모습이 채워져 있다. 그녀는 마치 사라졌던 시간동안에 지중해 바닷가의 하얀 집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채 조개를 주우며 시간을 보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녀의 노래는 정화되어 있었다.

'Love Song'에서 그런 시간을 보낸 후 해질녘의 바닷가에 모닥불 피운 채 앉아서 온 몸으로 느끼는 빗발을 그려낸 듯한 나른한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빗물을 즐기는 'Kiss the Rain'이란 곡이 마지막 트랙에 실려 있다.

언제부터 자신의 입으로 "싱어송라이터입니다"라고 소개하는 우스꽝스러운 풍조가 생겨버렸다. 그런 명예로운 타이틀은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 가수들이 선사하는 것이다.

대화가 단절된 음악시장에서 그녀의 앨범재킷에 그려진 이미지는 마치 진정한 싱어송라이터의 부활을 꿈꾸는 누에고치처럼 느껴진다. 8년 만에 비록 4곡…, 적다면 적지만 그럼에도 지나치게 충분하다. 홍대 원조마녀의 복귀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 앨범 정보
우미진 2집앨범.
앨범명 : Cocoonature
발매일 : 2010년 8월17일
가수 : 우미진 / 미러볼 뮤직
수록곡 : 'You' '꽃그늘' 'Love Song' 'Kiss the Rain'
한줄평 : 홍대앞 로커출신 싱어송라이터의 극적인 귀환…깜짝 놀랄 만큼 편안하고 따뜻한 노래


김마스타 / 가수 겸 음악칼럼니스트 sereeblue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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