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 스칼렛 요한슨, 우래옥 드나드는 이유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15:04수정 2010-09-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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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클라인’의 베스트셀러 향수인 ‘이터니티(Eternity)’의 스핀오프 버전인 ‘이터니티 모멘트(Eternity Moment)’의 모델이 된 스칼렛 요한슨. 사진제공 조벡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Scarlette Johansson·26)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선댄스의 공주'부터 '메릴린 먼로의 재림', '가장 아름다운 금발 여배우',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가슴선을 가진 여배우', '패션 디자이너들이 가장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여배우' 그리고 최근에는 '우디 앨런 감독의 새로운 뮤즈'까지 족히 10개는 훌쩍 넘는다. 그만큼 그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지대하다.

'아직 스물여섯 밖에 안 됐어?'라고 놀랄 정도로 젊은 나이이지만, 배우로서의 경력은 긴 편이다. 15살 나이에 영화 '노스'로 데뷔해 '아이언맨 2'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 왔고 특히 예술적으로 높이 평가받은 영화에 자주 출연해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 단골 후보가 되기도 했다.

사실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영화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이다.

▶할리우드 스타, 패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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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이자 배우 겸 영화감독으로도 유명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두 번째 감독 연출 작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그녀는 사진작가 남편을 따라 낯선 일본 땅으로 온 샬럿을 연기해 평단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4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스칼렛 요한슨의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총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작품상을 포함한 각본상, 남우주연상(빌 머리)까지 총 3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각본상을 받았다. 비록 여우주연상 수상은 실패했지만, 이 영화로 스칼렛 요한슨은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할리우드 '잇 걸'로 부각했다.

또한 이 영화로 스칼렛 요한슨은 '할리우드의 촉망받는 배우' 타이틀만 얻은 것이 아니다. 영화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뉴욕 패션계의 숨겨진 뮤즈의 한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녀는 영화 곳곳에 패션 코드를 잔뜩 숨겨 놨는데, 그 숨겨진 코드를 자연스럽게 흡수해버린 미모의 여주인공에게 패션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차세대 패션 아이콘의 탄생이다.

그녀는 각종 시상식이 몰린 시즌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캘빈 클라인'의 베스트셀러 향수인 '이터니티(Eternity)'의 스핀오프 버전인 '이터니티 모멘트(Eternity Moment)'의 모델로 발탁됐다.

패션지 '보그' 와 '바자' 등의 사진을 맡아 온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인 '피터 린드버그(Peter Lindbergh)가 촬영을 맡은 광고 캠페인에서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성공적인 패션 광고의 데뷔를 알리게 된다.
스칼렛 요한슨의 ‘루이뷔통’ 광고 기용에는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큰 역할을 했다. 사진제공 조벡

스칼렛 요한슨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벅찬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정말 대단한 한 해였어요. 각종 시상식에 참여 하는 것만 해도 대단했는데, 수상까지 하게 되기도 하고(비록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는 아쉽게 놓쳤지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뉴욕 평론가 협회가 주는 여우주연상을 비롯 다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거기에 어린 시절부터 오랜 꿈이었던 '캘빈 클라인'의 향수 모델이 되다니…정말 영광이고 놀라운 일이었어요."

이 향수 광고 캠페인은 신문과 잡지에 실리게 될 지면 광고뿐만이 아니라 TV용 광고까지 제작되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여운을 그대로 이어가는 똑똑한 전략으로 대중적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마침내 2007년 '루이뷔통(Louis Vuitton)' 광고 캠페인의 메인 모델이 되면서 스칼렛 요한슨은 할리우드 대표 패션 아이콘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스칼렛 요한슨은 2006년 자신이 디자인에도 일부 참여한 스포츠 브랜드 ‘리복(Reebok)’과 합작을 감행한다. 사진제공 조벡

▶루이뷔통의 연인에서 21세기 '마릴린 몬로'로

지금은 루이뷔통을 비롯해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의 광고 캠페인에 할리우드 스타들이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패션 브랜드를 광고하는 얼굴은 대부분 유명 모델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 '보그'와 '바자' 등의 패션 매거진들이 매월 커버에 유명 모델들을 써 오던 불문율을 깨면서, 패션 광고계에서도 모델만이 아닌 유명 연예인과 할리우드 스타들을 기용하는 붐이 번졌다.

스칼렛 요한슨의 '루이뷔통' 광고 캠페인 기용에도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소피아 코폴라가 톡톡히 역할을 했다고 한다.

소피아 코폴라라고 하면 자신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루이뷔통의 백 라인이 있었을 정도로 루이뷔통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최근에는 그녀의 아버지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함께 포토그래퍼 애니 레보비츠가 촬영한 루이뷔통 광고에 모델로도 출연했다.)

그 배경에는 브랜드의 총괄 디자이너를 맡은 마크 제이콥스가 있다.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에게 소피아 코폴라는 영원한 뮤즈이다.

소피아 코폴라의 반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그녀의 페르소나로 움직인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야말로 마크 제이콥스가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위해 찾고 있었던 궁극의 뮤즈로 손색이 없었던 것. 그는 스케일이 큰 루이뷔통 캠페인의 단독 모델로 그녀를 과감히 발탁한다.

당시 마크 제이콥스는 스칼렛 요한슨의 모델 기용에 부쳐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녀를 모델로 기용한 이유는 결국 한가지예요. 한 얼굴로 두 가지를 동시에 표현할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죠. 그녀에게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이미지와 동시에 요즘의 트렌드에 맞는 이미지를 동시에 볼 수 있거든요."

두 시즌 이어진 그녀의 루이뷔통 캠페인의 사진을 맡았던 포토그래퍼 듀오인 머트 알라스(Mert Alas)와 마커스 피고(Marcus Piggott)는 스칼렛 요한슨과의 작업을 기억하며 이렇게 말해 주었다.

"사실 클래식 영화 속의 '그레이스 켈리'나 '마릴린 먼로'를 표현하고자 했었어요. 그녀야말로 할리우드 황금시대의 금발의 여배우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촬영하고 보니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어요. 광고 속의 그녀는 그레이스 켈리이자 마릴린 몬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 시대의 힙(hip)한 여배우인 스칼렛 요한슨이기도 했던 것이죠. 저희를 비롯해 디자이너, 브랜드의 담당자까지 정말 모두가 만족했던 모델의 선택이 되었던 것이죠."

루이뷔통이 전 세계적으로 도배되던 그때, 평소 요가를 즐기던 스칼렛 요한슨은 자신이 디자인에도 일부 참여한 스포츠 브랜드 '리복(Reebok)'과 합작을 감행한다. 직접 광고에 등장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당시 그녀의 나이 22세)들의 생활에 밀접한 요가 제품군의 얼굴로 등장해 균형감각을 보여 주기도 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프랑스 대표 브랜드 루이뷔통에 이어 지난해부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메이크업 라인의 메인 모델로 발탁되었다.

이 광고 캠페인에서 그녀는 금발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를 가장 강렬하게 닮았다. 브랜드를 이끄는 디자이너 중 하나인 스테파노 가바나(Stefano Gabbana)는 그런 그녀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 생각해요. 그녀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릴 적 보았던, 이탈리아 영화에 나오던 '소피아 로렌'이 떠오르기도 하고, '뜨거운 것이 좋아'에 출연한 '마릴린 먼로'가 생각나기도 해요. 그러다가도 그녀야말로 지금 시대의 젊은 여성을 대표하는 얼굴을 가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한슨은 지난해부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의 모델이 됐다. 사진제공 조벡

▶독립영화에서 시대극, 블록버스터까지 연기 활동 영역 넓혀

이렇게 패션계 대표 디자이너들이 입을 모아 그녀가 가진 이미지에 대해 칭찬을 마다하지 않지만, 영화계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너무 영화 외적인 일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걱정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칼렛 요한슨은 다시 영화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재기한다.

시대극 '천일의 스캔들(The Other Boylene Girl)'에서 배우 나탈리 포트먼과 공연해 화제가 됐고, 우디 앨런 감독의 '매치 포인트(Match Point)'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후보로 올라 다시금 연기력을 입증했다. 배우 크리스천 베일, 휴 잭맨과 호흡을 맞춘 '프레스티지(Prestige)'에서 사랑 때문에 변해가는 악녀 캐릭터도 멋지게 소화해 내는 등 그녀 나름대로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캔 콴피스 감독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He's just not that into you)'에 출연해 독립영화계의 공주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독립영화나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선호했던 스칼렛 요한슨은 올해 마블 코믹스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아이언맨(Iron Man)' 시리즈의 후속편 '아이언맨 2'에 '블랙 위도우'역으로 출연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또한 그녀는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총출동하는 2012년 개봉예정작 '어벤저스(Avengers)'에도 블랙 위도우로 출연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도 그녀를 자주 만날 수 있게 될 것 같다.

▶"어쩌면 내가 한국인보다 더 김치를 좋아할지 몰라요"

참, 배우 스칼렛 요한슨에게 붙여진 또 다른 수식어 하나가 있다. 이야말로 금발의 파란 눈동자를 가진 그녀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묘한 수식어이다.

바로 '할리우드의 김치 매니아'가 그것이다.

그녀는 촬영 중에도 틈나면 LA의 한국 음식점들을 찾을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과 LA에 있는 트렌디한 한국 음식점인 '우래옥(Woo Lae Oak)'에서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녀는 갈비나 불고기 같은 육류도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김치'에 열광하는데, 촬영장에서 만난 그녀에게 필자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어쩌면 내가 한국 사람보다도 김치를 좋아할 지도 모른다"며 흥분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좋아하는 김치이니, 언젠가 그녀가 한국을 방문해 본고장의 더 맛있는 김치를 먹을 기회를 가졌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해 본다.

조벡 패션 광고 크리에이티브디렉터·재미 칼럼니스트 joelkimbec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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