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송영길 인천시장 ‘공존 대담’

동아일보 입력 2010-07-30 03:00수정 2010-07-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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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민생행정엔 與野도 左右도 없다… 오직 실사구시”
진행=이인철 사회부장
김문수 경기도지사(왼쪽)와 송영길 인천시장이 28일 동아미디어센터 11층 회의실에 마주 앉았다. 민선 5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조금 안 돼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은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했다. 두 사람은 때론 공감을 나타내는 미소를 짓기도 했고 때론 얼굴을 굳히며 이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변영욱 기자
《6·2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재선에 성공했고 송영길 인천시장은 안상수 전 시장을 꺾고 당선돼 여야에서 모두 주목받는 유력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정치적 입장은 다르지만 수도권의 인접한 시도의 단체장인 두 사람이 28일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마주 앉았다. 민선 5기 출범 이후 몇 차례 공식적인 자리 이외에 마주 앉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선 의원을 지낸 두 사람은 16, 17대 국회 때 함께 의원생활을 했고 운동권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고, 지방선거 이후 달라진 지자체-의회 환경에 맞게 상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여야의 주요 쟁점에 대해선 팽팽히 맞섰다.》

―세종시가 원안 추진으로 확정돼 수도권 지자체들은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가 공통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문수 지사=경기 과천시에 있는 행정부처가 옮겨간다. 또 경기도내 50여 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다. 당초 과천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이 배제되는 정비발전지구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이나 대학 대규모 연수원 유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약속을 안 지킨다. 경기도의 인구밀도는 서울의 6% 수준에 불과한데 항상 과밀하다고 얘기한다. 허위에 기반을 둔 억지 주장이다.

▽송영길 시장=제가 국회의원이던 2003년에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었다. 인천을 염두에 뒀다. 그런데 지역 평등주의 때문에 지금은 6곳이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제대로 상하이(上海), 두바이 등과 경합을 해야 하는데 상대가 안 된다. 중국은 연안지역 개발을 한 다음 내륙 지역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하나라도 쇼케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인천은 무늬만 자유경제구역이다.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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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남시가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고, 광명시는 지역개발 협조 불가를 경고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여러 개발사업에 대해 포기 선언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풀어야 하나.

▽김 지사=성남은 경기도 안에서만이 아니라 전국에서도 가장 부자도시다. 성남은 문제없다. 다만 LH가 재개발하려던 것을 안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매우 비공익적 결정이라고 본다.

▽송 시장=LH가 저렇게 손을 놓아버리면 사실 큰 문제다.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LH에 떠맡기면서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 이 상태로 놔두면 LH가 견딜 수 없다. LH가 포기하면 다 지방정부 부담이다. 국가가 개입해서 LH가 최소한의 재무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부채를 탕감할 것은 해줘야 한다. 구조조정도 할 것은 해야 한다.

▽김 지사=경기도에서는 LH가 100여 곳에서 사업을 한다. 우리는 많이 해달라고 하고, LH는 발을 빼려 한다. 이미 성남도 10년 전에 약속한 건데 포기했다. 그러면 주민들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LH는 공익기관이다. 민간건설회사도 이렇게 되면 안 된다. LH가 약속 안 지키면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장관들이 풀 수 없다. 토지 주택 개발문제는 이젠 지방정부에 맡겨야 한다. 관련법을 전면 개정해서 자치단체에 자치 계획권을 줘야 한다. 필요한 재정도 지방에 넘겨야 한다.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경기 여주군 등지에서 환경단체가 점거농성 중이다. 4대강 사업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김 지사=4대강 중 경기도 안에 있는 한강만 얘기하겠다. 한강의 핵심은 여주다. 여주에 보가 3개 들어선다. 여주는 보 공사비가 1조800억 원이 든다. 여주는 요즘 공사한다고 인력들이 많이 와서 음식점도 잘 되고, 재래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여주군민들은 대찬성이다. 상수원 때문에 묶여 있다가 이제 막 도약기를 맞고 있다. 주민들은 1500년 만에 맞는 기회라는 얘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동네 사람들이 와서 반대를 하니 이 사람들이 화가 난 것이다.

▽송 시장=강은 자연스럽게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 보를 만들면 어찌 됐건 강 유속이 줄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이라고 다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제방만 쌓으라는 것이고 또 지천, 지류부터 하자는 것이다. 홍수 피해도 그런 곳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그런 곳부터 하수처리 등을 잘 해서 수질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수도권광역철도(GTX)를 놓고 견해차가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송 시장=경기도에서 만들어준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GTX가 3개 노선이 있는데 인천노선이 수익성이 가장 좋을 것이다. 부천, 송도까지 가기 때문에 가장 실효성 있다. 인천을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橫濱)처럼 제2의 경제수도로 만드는 데 필요할 것이다.

▽김 지사=경기도민들이 제기하는 민원 중 60%가 교통문제다. 그중 철도에 대한 요구가 가장 크다. 도로 뚫는 것도 생각해 보고 백방으로 연구했는데 이것 외에는 답이 없다. 경기도는 매우 화급하고 중요한 문제다.

―지방선거 이후 의회, 교육청과의 관계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김 지사=민주당이 다수니까 존중해야 한다. 얼마 전 청와대에서 회의 하는 날 도의회 본회의가 있었다. 처음 인사하는 날인데 시간이 딱 겹쳤다. 그래서 의회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했더니 시간을 변경해줘 청와대에 갈 수 있었다. 의회가 우선이다.

▽송 시장=김 지사가 (여소야대에 맞는) 자세가 나오는 것 같다. 인천은 시의원 33명 중 민주당이 23명이라 다수당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회를 존중해서 일을 처리하겠다.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주요 이슈가 됐다. 예산상 어려움은 없는지….

▽김 지사=경기도는 상관없다. 교육청과 일선 시군이 협력해야 할 사안이다. 문제는 다른데 있다. 학교에 가는 180일은 학교에서 밥 먹이고, 나머지 토공방(토요일 공휴일 방학) 180일은 시군이 먹인다. 식권이나 도시락, 식당을 지정해 주는데 제대로 시행되는지 확인이 안 된다. 공장이나 회사에 간 부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토공방도 학교에 예산을 줘서 학교식당에서 안전하고 청결하게 먹이자는 것이다. 이게 시급하다.

▽송 시장=동감한다. 인천시 결식아동 4만 명 중 방학 때는 실제로 1만5000여 명이 어떻게 밥을 먹는지 누수가 발생한다. 관리가 안 돼서 굶는 애들이다.

▽김 지사=동감한다면 이제 제대로 가자. 선거에서 그만큼 재미를 봤으면 된 것 아니냐.

―보수와 진보,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대다. 정치인 출신으로서 상생의 정치에 대한 생각은….

▽김 지사=보수와 진보가 목적이 같은 것 아니냐. 국민생활개선과 국가경제발전이 최우선이라는 중국 공산당 얘기를 듣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말이 정답이다. 중요한 건 민생이고 국익이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충분히 대화하고 조정하는 자리를 많이 가져야 한다. 선거 때는 표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하지만 기존 정당의 색깔에 얽매이지 말고 민생으로 가야 한다.

▽송 시장=김 지사 얘기대로 실사구시가 중요하다. 한국은 보수와 진보에 남북문제가 결합돼서 꼬인 면이 있다. 어제(27일)가 정전협정 57주년 기념일이다. 어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행사에 참석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열리고 있는데 약간은 상징적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남북문제에 있어서 보수, 진보를 넘어서 풀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지사=제가 중국을 강조하는 것은 리더십을 배우자는 것이다. 4대강 사업도 끝까지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극단적 주장만 하면 국력 소모, 시간 낭비다. 국가 리더십이 예측가능하지 않고 불안해 보이면 대외적으로 국익에 해를 끼친다. 테두리 내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건국 62주년인데 건국세력이나 산업화세력에 대한 평가 등이 엇갈린다.

▽김 지사=북한과의 경쟁은 끝났다. 여야 떠나서 인정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것이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공산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킨 것 등은 인정하자. 잘못한 것도 있지만 공과를 제대로 평가하자. 이제 통합과 수렴의 시대가 되지 않았나. 그래야 통일도 가능하다.

▽송 시장=남한을 민주국가로 지켜내고 체제경쟁에서 북한을 이긴 건 (여야를 떠나 전 국민이) 다 인정하는 거다. 그걸 뭐라 하는 것 아니다. 북한과의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다. 그러니 이젠 자신감 있게 포용하자는 뜻이다. 북한은 경쟁상대가 아니다. 중국공산당이 대만을 포용하려고 퍼주고 껴안는 것 봐라. 북한이 중국으로 가지 않게 우리가 포용하자는 것이다. 밥을 먹여줘야 북한이 변하는 거 아니냐.

―두 분은 정치인이고, 양당에서 중요한 리더 중 한 명이다. 상대방에게 해주실 말은….

▽김 지사=행정을 하면 국회의원을 할 때보다 훨씬 더 공통적 인식을 바탕으로 대화가 된다. 추상적이지 않고 실무를 다뤄서 그렇다. 충분히 대화를 하면서 잘해 나가자.

▽송 시장=경기와 서울 인구 2100만 명이 모두 인천의 손님이다. 그래서 인천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서울, 인천, 경기도가 하나의 생활권이니 공동 발전하자. 부지런한 김 지사가 도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나라당을 잘 바꿔 달라.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북 영천(59)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민중당 노동위원장 △15, 16, 17대 국회의원(경기 부천 소사) △한나라당 원내 부총무

[송영길 인천시장은] △전남 고흥(47) △광주 대동고, 연세대 경영학과 △제36회 사법시험 합격 △16, 17, 18대 국회의원(인천 계양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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