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월드컵]눈물 흘린 ‘복수혈전’

동아일보 입력 2010-07-08 03:00수정 2011-04-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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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 우루과이 에이스 포를란
아버지의 36년전 패배 설욕도 실패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 앉아 있던 우루과이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쳐다봤다. 그리고 머리를 숙인 채 그대로 한참을 있었다.

포를란에게 7일 네덜란드와의 4강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포를란은 팀의 에이스로서 맹활약하며 우루과이를 4강까지 이끌었다. 우루과이는 당초 조별리그 통과도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를란은 네덜란드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네덜란드를 꺾으면 60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는 것은 물론이고 아버지 파블로 포를란(65)의 한을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루과이가 네덜란드와 월드컵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1974년 서독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를 만나 0-2로 졌다. 당시 우루과이 대표팀에는 포를란의 아버지 파블로가 뛰었다. 수비수였던 파블로는 네덜란드의 공격을 막지 못하며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결국 우루과이는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승승장구한 네덜란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포를란은 36년 만에 월드컵에서 만난 네덜란드와의 대결에서 이를 악물고 뛰었다. 경기 전 허벅지 통증이 왔지만 무시했다. 아버지의 설욕을 하고 싶었다. 결국 0-1로 뒤진 전반 41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허벅지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포를란을 쉬게 하고 싶었지만 뛰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 선발로 내보냈다”며 “하지만 후반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3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39분 포를란은 허벅지 통증이 심해져 교체됐다. 조국의 우승도, 아버지를 위한 설욕도 모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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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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